넛지(nudge)

넛지(nudge)

[ 예화사전 ] 예화사전

조재호 목사
2013년 08월 07일(수) 11:45

이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나 사소한 요소란 없다. 우리가 겉으로 보기에는 사소하고 작은 요소라고 해도 때로는 우리가 살아가는 행동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스키폴 공항의 남자 화장실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 화장실의 모든 남자용 소변기에는 중앙 부분에 검정색 작은 파리가 그려져 있다. 대체적으로 남성들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조준하는 방향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변기 주변이 늘 더러워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목표물이 있으면 사정은 달라진다. 변기 안에 파리가 앉아 있었다. 이 파리는 소변보는 남자들의 목표물이 되어 변기 밖이 지저분해 지는 경우가 확 줄어들었다. 그 목표물을 적중시키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의 결과인 것이다. 경제학자 아드 기붐(Aad Kieboom)은 이 경이로운 효과를 발견했다. 그래서 변기 중앙에 파리를 그려넣은 것이다. 이 파리 그림 덕분에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자그마치 80%나 감소된 사실을 알아냈다.
 
'넛지(nudge)'는 '팔꿈치로 슬쩍 옆구리를 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영어 단어이다. 다시 말하면 아주 자연스럽게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부드럽게 경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넛지는 보이지 않는 듯해도 어디에나 존재한다.
 
사람들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가운데 자신의 행동을 자동조절(automatic mode) 모드로 밀어 넣곤 한다. 토요일 아침 차를 몰고 볼 일 보러 나갔다가 무심결에 평소처럼 시내 직장으로 차를 운전하는 경우가 있다. 영화 관람객들에게 팝콘을 커다란 통에 다른 사람에게는 중간 크기의 통에 나눠 주었다. 큰 통을 받은 사람은 중간 통을 받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 53%나 팝콘을 더 먹었다. 살을 빼고 싶다면 음식을 작은 그릇에 담아 먹어야 하고 살림을 절약하고 싶다면 쇼핑을 하면서 작은 팩을 사야 한다. 자기 통제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매사에 무심한 선택을 하게 되면 일련의 나쁜 결과를 초래하기가 쉽다.
 
목회에도 적절한 넛지가 필요하다. 목회 리더십은 교우들을 강제로 몰고갈 수 없기 때문이다. 적절한 자극과 도전은 무심코 결정하고 진행하는 교회의 모든 활동에 새로운 도전과 활력을 제공할 수 있다. 아무 의미 없는 교회당 안에서의 자기 자리를 고수하는 것, 식당 봉사나 차량 안내에서의 적절치 못한 습관들. 모두 새로운 안목의 접근이 필요한 대목들이다. 목회자에게는 때로 자연스럽게 교우들의 행동에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부드럽게 경고하고 가르칠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조재호 목사 / 고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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