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학생, 주께로 더 가까이

기독학생, 주께로 더 가까이

[ NGO칼럼 ] NGO칼럼

장병기
2013년 07월 16일(화) 17:23
이 원고를 인도 기독학생회가 있는 뱅갈로루(Bangalore)에서 쓰고 있다. 우기가 막 시작된 인도에선 한국의 기독학생들과 인도기독학생(SCMI)들이 '기독학생, 인도의 이웃을 만나다'라는 주제 아래 평화의 감수성을 키우고, 국제 경험을 통한 에큐메니칼(Ecumenical) 지도력을 세우는데 땀을 흘리고 있다. 양국 기독학생들은 첫 날부터 매일 아침 예배와 오전 내내 진행되는 성경공부, 인권과 생명의 가치를 서로 토론하며 뜨거운 인도의 여름과 맞서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인도 기독학생회의 요청에 한국 기독학생회가 응답하면서 성사된 한국ㆍ인도 간 첫 연대 프로그램이다. 인도교회는 1954년 WCC 제3차 뉴델리 총회를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개최한 나라로 기독학생 운동 또한 100년이 넘는 소중한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제10차 WCC 총회를 개최하는 한국의 기독학생들로서 인도 기독학생회의 풍성한 경험을 나누고 배우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기독학생들이 줄고, 다음세대에 대한 고민이 깊어가는 한국교회에 매우 중요하고도 적절한 하나님의 계획이심을 고백하게 된다.
 
양국은 소중한 기독 학생운동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사상, 인종, 종교, 세상의 모든 벽을 넘어 이 우주를 만드신 한 하나님을 고백하며 온 세상 사람들이 다 그 분의 자녀임을 고백하는 에큐메니칼 신앙을 가지고 있다. 기독학생 운동은 삶과 실천이 함께 가는 신앙이다. 고백과 행동이 짝을 이루는 진짜 예수운동이다. 특별히 이번 연대 행사는 HRJP(인권 정의 평화) 실천 프로그램으로 준비되었다는 점이다. 인도 동부 오리샤(Orisha)주(州) 딘키아(Dhinkia) 지역은 포스코 프로젝트가 2005년부터 추진 중인 곳들로, 포스코는 대규모 종합 제철단지와 철광 광산 개발을 위해 이곳에 약 4000에이커에 달하는 땅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제철소가 들어서면서 2만 2000여 명이 이주해야 하고, 삼림과 어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생계를 잃게 되면서 심각한 인권침해 등으로 인해 안티 포스코 운동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이다. 우리는 그곳에 치안 부재로 들어가지 못했지만 그곳 활동가와 현지 주민들이 뱅갈로루에 직접 와서 그들의 고통과 절규를 경청하며 함께 울며 기도했던 시간은 한국 기독 학생들의 마음속에 아직도 커다란 울림으로 남아 있다.
 
고난과 아픔은 다름과 차별을 상쇄하는 힘이 있다. 비록 서툴고 짧은 영어로 서로의 의사와 생각을 나누기 시작했지만 자발적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이웃들의 신음에 귀를 기울이며, 일그러진 하나님의 형상들을 보며 생명운동이 얼마나 소중한지 체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독학생 운동이 왜 생명운동이 되어야만 하는지를 몸소 깨달았다. 대학생이 되는 것은 성인이 되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을 의미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주체적 자아를 찾지 못한 채, 내가 아닌 타인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이곳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관심하는 것, 특히 애정을 가지고 진지하게 토론하며 이웃의 아픔을 경청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소중한 기회는 기독학생들의 삶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들의 소중한 경험은 비록 작은 불씨이지만 언젠가는 활활 타올라 맘몬의 노예가 아닌 하나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는데 훌륭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양국 기독학생들 사이에 다양한 삶이 교류되고 나눠지는 진정한 연대를 통해 우리는 희망을 본다. 하나님은 다름을 통해, 상대를 통해 우리를 더욱 빛나게 하십니다. 그래서 다름은 아름답다. 다른 언어로, 느낌으로, 기운으로, 하지만 성령의 역사를 통해 하나 되는 아름다움을 확인하는 일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소중한 체험이다.
 
우리는 양국의 인권문제를 논의하면서 카스트 제도, 강간, 폭력, 납치, 결혼지참금, 템플 매춘 등 쉽지 않은 인권의 문제들을 털어 놓았다. 한국 또한 아직도 비슷한 인권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우리 사회 50%가 넘는 비정규직 문제로 야기된 쌍용자동차, 재능교육 등 노동문제와 강정마을 등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숱한 난제들을 내어 놓으며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며 공감했다. 안티 포스코 문제에 관해서도 페이스 북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영상을 제작해 한국 교회와 사회에 알리는 일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결의하였다. 이런 소중한 경험은 경쟁과 시장논리에 갇힌 젊은이들을 해방하는 모세의 지팡이가 될 것이다. 단순한 동정이나 선행이 아닌 삶의 구조를 뒤집고, 갈등과 반목을 넘어서 하나님의 세밀한 눈을 갖도록 인도할 것이다. 더 많은 하나님의 사랑과 지혜와 영성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독학생들을 기도해 주신다면 분명 주께로 더 까까이 가는 삶을 가슴 가득히 안고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총무 장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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