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천함을 돌보시는 이

내 비천함을 돌보시는 이

[ NGO칼럼 ] NGO칼럼

김수택 목사
2013년 07월 12일(금) 09:50

태어날 때부터 가진 것이 없는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이 물려받은 것이 가난뿐이라 하여 가난의 대물림이 가끔 화자 되기도 한다. 설령 성장기에 부모의 사업이 기울어 도중에 가난해진 사람들도 살림살이가 제자리를 잡기까지 평균 30년이라는 한 세대가 소요된다고 한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는 처음부터 철저히 이름하여 낮고 천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로 지칭되는 이러한 사람들뿐 아니라 간절히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해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개인의 삶이 무너지고, 가정이 흩어지고, 사회마저 혼란에 빠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 속에 녹아 흐른다. 교회가 하나님의 축복을 받게 하는 곳이라 말했을 때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주는 축복(평안)은 세상의 것과 다르다"고 말씀하신 뜻을 반추하자는 것은 아니다. 한 가닥 새롭게 생각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집착하는 축복과 하나님께서 주시고자하는 축복은 무엇인가 묻고자 함이다. 아울러 하나님의 축복을 말할 때 우리의 믿음이 우리 모든 이들의 삶에 있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되새겨 보고자 하는 것이다. 믿음은 내가 양식이 없어 하나님께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썩은 양식을 위하여 구하지도 일하지도 말라는 뜻을 음미하면서, 믿음은 영원한 생명을 위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하나님이 주신 선물임을 알게 한다.
 
불치의 병을 앓던 사람에게서 주님이 찾으신 것은 오직 믿음뿐이었다. 눈 먼 이에게서 주셨던 주님의 말씀도 "네 믿음대로 되라"하신 것처럼, 믿음의 새 세상을 보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다름 아니다. 이스라엘이 포로 생활 중에 만난 하나님은 저들에게 해방의 기쁨을 선포하시는 회복의 선언이었듯이 참된 평화를 통한 하나님의 나라이었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의 위대한 고백이 지금 나의 고백이 되어야 하는 것은 주께서 내 형편을 이미 아시고, 주의 긍휼이 내게 능력이 되어 순종하게 하심으로 대대에 이르는 축복이 되기에 그러하다. 우리가 소망하는 축복은 내 비천함을 돌아보시는 하나님이 지금도 계시기에 그러하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믿음에 의한 축복은 내가 믿을 수 없는 것을 믿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믿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하나님의 능력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이 지금 나를 부르시는 긍휼과 자비하심에 대한 나의 신뢰만이 전혀 새로운 경험을 낳게 하는 것이기에 믿음과 축복으로 다가오시는 하나님을 참으로 바로 알아야 한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언제나 내 앞에 놓여 있다. 형을 피해 도망 다니던 야곱에게 하나님은 우리들이 항상 머무는 그곳, 가야할 그곳이 벧엘이라 일러주셨고 범죄하여 하나님의 눈을 피해 다니던 아담에게 가죽옷을 만들어 입히시며 부끄러움을 감추어 주시던 하나님의 부르심을 만나는 경험이다, 인류가 어두움의 삶을 살고 있을 때, 내가 온 몸으로 주를 찬양하고 기뻐할 수 있는 이유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세상의 끝이 가까웠다고 한탄할 때, 새 옷을 준비하시고 마중 나오시는 아버지를 알자는 것이다. 우리의 비천함을 미리 아시고 우리와 항상 함께 계시는 하나님을 믿으라 당부하시는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한다. 오늘 우리는 새롭게 맞아들일 주님에 대해 나의 그리스도로 찬양하며, 묵묵히 그의 십자가 아래에서 참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고백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기 때문이다.  

김수택 목사/새나루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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