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서판(身言書判), 그리고 말

신언서판(身言書判), 그리고 말

[ 예화사전 ] 예화사전

조재호 목사
2013년 06월 26일(수) 10:15

옛 우리 선조들은 사람을 보고 평가하는 지혜로운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이른 바 신언서판(身言書判)이다. 이는 사람의 됨됨이나 재능을 시험하여 관리를 선발하는 중요 척도였다. 첫째는 신(身). 신체의 건강과 용모와 적절한 몸가짐이다. 둘째 언(言). 사람과의 대화능력과 말 솜씨 언변이다, 셋째는 서(書). 문장력과 문필, 그리고 배움이다. 넷째로 판(判). 사건의 잘잘못을 가리는 올바른 판단력과 분별력이다. 오늘날하고는 다르게, 과거에 급제한다 해도 성적만으로 바로 등용되지 않았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신언서판(身言書判)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신언서판(身言書判), 4가지 기준이 다 중요하지만 성경은 말(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강조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관리로 등용되거나 일반인으로 살거나, 사람에게 있어서 말(言)은 참으로 중요하다.
 
이스라엘 민족은 예로부터 남다르게 지혜로운 민족이었다. 그들은 다른 민족들과는 다르게 오로지 야훼 하나님만을 믿는 유일신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그 하나님은 창조주 하나님이시고, 지혜의 아버지이시다. 창조주 하나님은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시고, 그 말씀에는 능력과 축복이 담겨 있었다.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을 따라 그 어느 민족보다도 말의 중요성을 잘 알았던 민족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런 말이 있다. "침묵을 지켜 현명함을 나타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끊임없이 지껄임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고 미움을 사는 사람이 있다. 대답을 못해서 침묵을 지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할 때를 기다려 침묵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은 말해야 할 때와 말을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잘 아는 사람이다.
 
돈이 세상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풀리면 통화팽창이 오고 인플레이션 때문에 곧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언어생활에도 인플레이션이 존재한다. 말은 꼭 필요한 것이나, 필요 이상의 말은 그 가치를 떨어뜨리고, 이는 곧 그 말의 주인의 가치를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신앙생활의 은혜와 축복은 하늘의 구름처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삶의 보람과 행복은 쉽게 잡을 수 없는 새와 같이 저 멀리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다. 은혜와 축복은 친구가 가까이에 있듯이 가까이에 있다. 인생의 보람과 행복은 호흡하듯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이다. 많은 경우 우리의 일상의 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시편 141편 3절).

조재호 목사 / 고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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