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출애굽이 필요하다.

지금 여기, 출애굽이 필요하다.

[ NGO칼럼 ] NGO칼럼

장병기 총무 khm@pckworld.com
2013년 06월 19일(수) 11:52

"근데 뭐 노예? 그 노예 한번 되보고 싶어서 죽을 힘 다해서 버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또 뭐 실수 할까봐, 또 뭐 잘못 할까봐, 매일 매일 피가 바싹바싹 마르는데도 혹시 나도 그 노예 한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버티는 거라고…"
 
최근 모 드라마에 등장하는 비정규직 젊은이의 고백이다. 요즘 청년학생들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 '정규직 노예'(?)라도 되고 싶은 이 절박한 심정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가슴이 아파도 너~~무 아프다. 눈물이 난다. 그런데 더 슬픈 건 이 말이다. "근데 더 미치겠는 건 뭔지 알아, 그렇게 버텨봤자 나는 결국 안 된다잖아."
 
대한민국의 대학교는 취업준비생들의 거대한 각축장(角逐場)으로 모습을 바꾼 지 오래 되었다. 좀 더 나은 취업과 스펙(Specification)을 쌓기 위해 젊은이들은 자신의 영혼을 판다. 인문학과 종교가 그들의 인성과 가치를 결정짓는 분야임에도 그들은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맘몬이 지배하는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개인은 매우 미약하고 초라하다. 그들이 맘몬의 노예가 아닌 자유인으로 산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지도 모르겠다. 그들 앞에서 종교의 깃발을 내 걸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것은 로시난테를 탄 돈키호테처럼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노예로는 안 된다. 노예라도 되고 싶어 발버둥을 치지만 결국 그 끝은 절망일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 사회는 여대생들의 잇단 죽음으로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 그것은 비단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맘몬의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제물이다. 힘과 돈이면 무엇이든 자신의 뜻대로 요리하여 삼킬 수 있다는 영혼 없는 괴물이 이 사회를 넘어 신성한 대학과 강단까지 집어 삼키고 있는 것이다. 물은 바다로 흐른다. 바다로 흘러야 물이지 바다를 거슬러 가면 그것은 이미 물이 아니다. 사람은 하나님을 섬기도록 지어졌다. 하나님을 섬기지 않고 재물을 섬기면 그것은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바다를 거슬러 가는 물은 없지만 하나님을 섬기지 않고 재물을 섬기는 인간이 많아도 너무 많다. 하나님을 섬기며 사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도 많은 고통과 절망을 경험하고 있다.
 
이 고통과 절망이 가득한 지금 여기에 우리 기독 학생운동이 필요하다. 물맷돌로 거대한 골리앗의 정수리를 관통했던 다윗의 운동과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을 내어줌으로 삶을 해방시켜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운동이 대학을 넘어 우리 사회 모든 곳에서 일어나야만 한다. 자본주의 현실에서 해방과 구원의 소망의 세계로 넘어가는 믿음의 동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열약한 환경과 조건에서도 끝내 인간해방과 참 생명의 길을 여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다시 붙잡을 때다. 자본화된 대학의 풍파가 거세게 밀려와 당황하는 학생들에게 "잔잔하라" 거센 풍파를 꾸짖고, "두려워마라" 위로하시는 그분을 만나게 하는 것이 이 시대 기독학생 KSCF의 운동이다. 죽어가는 젊은이들을 해방시키는 것, 노예라도 되고 싶어 하는 이집트의 젊은이들을 가나안으로 인도하는 해방(Exodus)사건, 이것이 학원선교다. 더 이상 죽지 않도록, 더 이상 죽이지 않도록, 더 이상 죽이지 못하도록 하나님이 재물을 있게 하는 것이지 재물이 하나님을 있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 평범한 진리를 로시난테를 타고서라도 목청껏 외칠 것이다.

장병기 총무/한국기독학생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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