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가 중요합니다

기초가 중요합니다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젊은이를위한팡세

장근성 목사
2013년 06월 13일(목) 14:37
상하이에서 13층 아파트 한 동 전체가 비 내린 다음날 무너지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기초부실이 원인이었습니다. 땅은 진흙이었고 지지대 역할을 하던 콘크리트 기둥은 중간이 비어 있었고 철근도 부족했습니다. 아파트의 겉모양은 화려했지만 기초부실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초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필요 없는 것이 아닙니다. 기초는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고 화려하지 않은 기초가 보이는 것과 화려한 것을 지탱해 주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건축만이 아니라 공부, 운동, 음악, 미술, 인생 등의 모든 영역에서 기초를 강조합니다. 사상누각(砂上樓閣)이라는 말처럼 기초가 부실하면 제대로 된 집을, 제대로 된 인생을 건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청년의 시기는 기초를 단단히 다져야 할 시기입니다. 발달 심리학에서는 청년기의 3가지 중요한 발달 과제로 정체성 형성, 직업 준비, 결혼 준비를 강조합니다. 이 모든 것이 평생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기에 청년기에는 이러한 발달과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준비하여야 합니다. 직업과 결혼이 인생을 위한 눈에 보이는 준비라면 정체성의 형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준비입니다. 저는 평생의 삶을 위한 기초 중의 기초가 정체성의 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기에 나는 누구이고 왜,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가 정립되어야 누구와 결혼하고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를 지혜롭게 준비하고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체성의 형성은 비단 직업과 결혼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적 상황은 청소년기에 정체성을 형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중고등학생이 정신없이 입시 준비에 내몰리기에 많은 경우 정체성의 형성은 청년의 시기(대학생)에 이루어집니다. 그러다보니 아직 정체성이 형성되지 않은 청년들 중에서 삶의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기독교 신앙은 평생의 삶의 기초가 되는 정체성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신앙을 교회의 활동이나 종교의식에의 참여로만 협소하게 이해한다면 신앙은 정체성 형성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인은 신앙(성경)을 통해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이 왜,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정립하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참 신앙인은 신앙의 빛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합니다.
 
최근 청년들의 신앙은 가정 종교적 경향을 띠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신앙 혹은 가정의 종교를 자신의 신앙과 종교로 별다른 고민 없이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얼마 전 한 대학의 연합종강모임에서 말씀을 전했습니다. 참석한 약 70여명의 학생들 중에서 대학에서부터 신앙생활을 한 학생은 2명이었던 반면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모태신앙인이었습니다. 모태신앙인들은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한 요소들 중에 하나는 명목상의 기독교인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모태신앙인들 중에서는 간혹 교회의 활동이나 문화에는 익숙한 반면에 기독교 신앙을 깊이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는 일이나 신앙에 기초하여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제가 만난 청년 중에서 장로님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주일학교 회장, 중고등부 회장을 지냈고 청년부 회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청년은 제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목사님, 전 하나님의 자녀가 아닌 것 같아요? 구원이 뭐예요? 다른 친구들은 구원받았다고 기뻐하는데 전 왜 그런 경험이 없지요?" 청년은 교회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신앙의 기초적인 부분들이 정립되지 못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청년들은 그래도 다행입니다.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하지만 세속적 가치관을 가지고 자신을 이해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청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정말 가슴 아픈 일입니다.
 
기독 청년들은 신앙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신앙에 기초하여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정립해야 합니다. 기독 청년들이 신앙에 기초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기를 응원합니다!

장근성 목사/학원복음화협의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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