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없는 기독 학생운동을 꿈꾸며

유통기한 없는 기독 학생운동을 꿈꾸며

[ NGO칼럼 ] NGO칼럼

장병기 총무
2013년 05월 15일(수) 15:18

"(조)용필 씨의 대단한 혁신이 저는 놀랍지 않습니다. 옛날부터 누구보다 음악적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잘 알거든요."
 
30년 전 조용필을 일본에 데뷔하도록 도운 미스 준페이씨의 말이다. 조용필의 신드롬이 다시 시작되었다. 음반 발매 보름 만에 10만장의 판매를 돌파하였고, 각종 음악 차트를 석권하며 진정한 가왕(歌王)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진정한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1950년생, 올해 나이 64살, 10년 만에 발표한 19번째 앨범에 환호와 찬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면서도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그의 장인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각 교단으로부터 학원선교를 위임받은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orea Student Christian Federation, KSCF) 역시 1948년생이니 이제 66살의 노구가 되었다. 성공과 출세를 넘어 생존의 아우성으로 가득 차 버린 오늘의 대학에서 66살의 노구의 건재함을 바라는 것은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진 역사와 시대의 아픔이 온 몸 구석구석 알알이 박힌 노년의 지혜를 이 시대는 더욱 간절히 원하고 있다.
 
조용필은 이번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의 틀을 깨고 밖으로 나오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지금까지 자신이라 정의한 그 세계를 박차고 나와 미지의 세계로 자신을 던진 것이다. 젊은 세대가 좋아할 감성과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다. 그는 새로움을 받아드렸다. 새로움을 받아드렸다는 것은 자신의 것을 내려놓았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조용필의 나이를 기억하지 않는다. 그가 몇 년도에 태어났는지 묻지 않는다. 다만 환갑이 넘은 노가수의 첫사랑의 두근거림을 담은 바운스(Bounce)를 설렘으로 들을 뿐이다.
 
KSCF는 학원과 사회에서의 선교, 대학이념의 구현과 사회개발운동을 전개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제 목적 성취를 위해 틀은 과감히 깨질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과 하나가 되어 같이 뒹굴고 먹고 마실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낮아져서 그들의 아픈 곳을 긁어 줄 것이다. 우리가 조용필에게 간 것이 아니라 조용필이 우리에게 온 것처럼 KSCF 역시 그들을 기다리지 않고, 그들을 찾아 갈 것이다. 절망과 허탈에 빠진 청년학생들의 눈물과 아픔을 위로해 주고 그들을 다시 새로운 희망과 비전으로 안내하기에 유통기한을 굳이 표기하지 않아도 그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복음이, 전하는 자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듣는 자의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예수가 우리에게 찾아와 함께 먹고 마셨듯이 우리 역시 젊은이들의 자리로 나아가 그들의 아픔과 고민을 함께 경청하고 나눠야 한다. 작은 자의 벗, 다음세대 젊은 학생들은 지금 사랑이 필요하다. 우리 청년학생들은 복음을 알지 못해서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절망을 들어 주지 않아서 복음을 살지 못하는 것이다. 복음은 화자(話者)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청자(聽者)에게 필요하다. 생명을 상실한 화자 중심에서 청자의 가슴으로 기독학생들에게 다가가면 복음은 살아 운동력이 있어 그들을 살린다.
 
이 시대 최고의 화두인 소통과 변화의 의미를 우리는 또 한번 노 가수의 변신을 통해 생생히 지켜보았다. 한 개인의 변화를 통해 사회가 이렇게 큰 깨달음을 얻는데 한 조직의 변화를 통해 맞게 될 사회의 변화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그 가슴 뛰는 변화에 KSCF가 참여한다고 해서 누가 노인의 주책이라고 타박하겠는가?

장병기 총무/한국기독학생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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