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함께 세워가자

가정, 함께 세워가자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젊은이를위한팡세

장근성 목사
2013년 05월 10일(금) 11:06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가정 세워갈 책임 있어
공동의 노력이 중요
 
캠퍼스에서 간사를 할 때 대학 2학년 학생들을 위한 기초 공동체 훈련을 개설했었다. 대학생들이 속해 있는 기초 공동체인 가정, 교회, 민족을 이해하고 책임있는 삶을 살도록 격려하고자 만든 훈련이었다.
 
이 훈련을 하면서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 많다. 한 자매는 내게 물었다. "간사님, 이 훈련을 받으면 우리 가정이 진짜 새로워 질 수 있나요?" 지금은 목회자 부인이 된 그 자매의 안타까움 가득했던 간절한 눈길을 잊을 수 없다. 훈련 첫 날 4절지에 사진과 그림 등으로 자신과 삶, 가정을 소개하면서 아버지의 외도로 자신과 가족이 너무도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또 다른 자매의 눈물과 아픔도 잊을 수 없다. 속 깊은 나눔을 통해서 사랑과 행복이 넘쳐야 할 가정 안에 많은 고통이 도사리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움에 차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않고 '그 사람', '그 남자'로 부르는 경우, 아버지와는 밥상을 함께 하지 않는 경우, 집을 나와서 자취하는 경우도 있었다. 교회 사역을 하면서도 때로 성도, 집사들 중에서 부모 형제와 연락도 끊고 왕래도 하지 않는 경우를 보았다.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그렇게 할까? 안타까움과 함께 그 심정, 상황이 이해도 되었다. 많은 가정이 무너져 있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가정은 모든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기초적인 공동체다. 가정에서 우리는 안전, 보호, 사랑, 용납, 신뢰 등의 인생의 중요한 필요들을 공급받으며 성숙하게 된다. 따라서 가정의 결핍이나 문제는 한 개인의 성숙에 장애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다.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도 무너지기에 우리가 속한 가정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학생들에게 가정과 관련하여 몇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는 가정을 세울 책임이 부모에게만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대학생, 청년이 된 사람에게는 부모와 함께 가정을 세워나갈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완벽한 부모는 없기에 완벽한 가정을 찾기는 어렵다. 심리학을 전공했던 한 학생은 방학 중에 집에 가서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당시에 어머니는 심한 중년기 위기를 겪고 있었다. 어머니가 새벽까지 삶의 무의미, 허무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 학생은 어머니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어머니의 희생이 없었다면 자신이 존재할 수 없었고 가정도 세워질 수 없었다고 말하며 어머니의 삶과 존재 가치에 대한 인정과 감사를 표현했다. 대화 이후에 어머니는 중년기 위기를 잘 극복한 것으로 보였다. 기초 공동체 훈련을 마치고 집에 간 한 형제는 부모님이 이혼하기로 하였다는 통고를 받았다. 형제는 중학생 동생과 다음날부터 한달 여간 새벽기도를 나가며 가정의 회복을 위하여 기도하였다. 감사하게도 부모님은 한달 여 후에 이혼하지 않기로 하였고 점차 관계도 개선되어 가정이 회복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둘째로, 부모, 형제와의 관계도 저절로 친밀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계의 성숙과 발전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노력을 필요로 한다.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은 가족과의 관계는 저절로 발전한다는 착각이다. 아니다. 가족과의 관계도 발전하려면 관심과 사랑,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막내 동생이 대학생이었을 때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 그 기간이 나의 결혼일과 겹쳤다. 막내 동생은 결혼식이 몇 달 남았는데도 서울에서 춘천으로 찾아와 결혼식에 못 참석해서 미안하다며 결혼선물을 주었다. 그리고 결혼 당일 결혼식장인 교회에는 프랑스에서 온 결혼 축하전보가 도착해 있었다. 막내 동생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그 이후에 보다 더 친밀해지는 관계가 되었던 것 같다. 관계는 관심과 사랑, 노력을 통해서 더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기에 가족들에게도 관심과 사랑,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로, 서로 존중하고 예의 있게 대하자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성구 중에 하나는 '사랑은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고전 13:5) 이다. 함께 생활하는 가족과는 무례히 행하기가 쉽다. 우리는 무례히 행하는 것을 친밀함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례히 행하면 상대방이 나를 존중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사소한 말 한마디와 행동이 관계를 파괴하기도 한다.
 
가정은 부모만이 아니라 자녀도 함께 세워나가야 한다. 특히 청년들은 부모를 이해하고 때로는 부모의 문제까지도 끌어않고 가정을 세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근성 목사/학원복음화협의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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