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내 차례입니다"

"이제는 내 차례입니다"

[ 예화사전 ] 예화사전

김운용 교수
2013년 04월 11일(목) 09:34

러시아에 보리스 콘펠트라는 한 유대인 의사가 있었다. '스탈린은 신이 아닌 인간이었다'라고 말한 것이 발각이 되어 체포되었고 강제노동수용소에 갇히게 되었다. 의사였던 그는 수용소에서도 진료소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그의 임무는 죄수들이 병원에서 죽지 않고 작업장에서 일을 하다가 죽도록 하는 것이었다.
 
죄수들이 건강하든 그렇지 않든지 간에 의료카드에는 늘 건강하다고 적어 넣어야 했고 죄수들을 작업장으로 보내도록 압력을 받고 있었다. 환자를 치료하는 일은 그에게 별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했으며 점점 그는 상부에 지시에 따라 기계적으로 진료를 하게 되었다. 의술을 통해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돌본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형식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었고 그는 점차 자신의 인간성이 파괴되고 있음을 느끼며 갈등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동료 죄수를 통해 전도를 받았다. 절망의 밑바닥에서 헤매고 있던 그가 동료를 통해 복음을 전해들은 후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이 된 후에 그는 정말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 수용소 안에는 몰래 모이는 일종의 지하교회 공동체가 있었고, 목숨을 걸고 비밀리에 모이던 그리스도인들이 오랫동안 의사인 자기 자신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자신이 복음의 빚진 자임을 깨닫게 되었고 그때부터 환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을 다해 치료하기 시작한다. 몇 차례나 의약품을 낭비하고 있고 환자들에게 너무 관대하게 대하고 있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그는 상관치 않고 환자들을 성심껏 치료한다.
 
한번은 대장암에 걸린 죄수를 치료하게 되었는데 수용소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수술을 통해 그를 살려낸다. 수용소의 협박을 잘 알고 있던 환자가 "당신의 생명이 위험한데도 왜 나를 이렇게 치료해주느냐" 묻자 그는 대답했다. "괜찮아요. 당신과 나를 살리기 위해 오래 전에 우리를 위해 대신 죽으신 분이 계시니까요." "그가 누군데요?" 묻는 환자의 귀에 대고 콘펠트 박사는 속삭였다. "그분의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결국 그를 살린 것이 알려지게 되어 보리스 콘펠트 박사는 명령 불복종의 혐의로 공개처형을 당했다. 그러나 그가 죽는 순간 그로 인해 살아난 환자는 예수님를 영접하고 흐느끼며 이렇게 고백합니다. "보리스, 이제는 내 차례입니다. 내가 그 놀라운 사랑을 전하겠습니다." 놀라운 사랑 앞에서 그렇게 흐느껴 울며 고백했던 사람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와 양심적 그리스도인이 된 알렉산더 솔제니친(Alexander Solzhenitsyn)이었다.
 
복음은 사랑의 빚진 자 의식으로 충일했던 사람들을 통해서 지금까지 전해져 왔다. 놀라운 사랑 앞에 감격한 사람들이 달려갔던 곳에서, 주님처럼 작은 희생을 통해 그 사랑과 복음을 전하려고 몸부림쳤던 곳에서 생명이 살아나는 복음의 역사는 왕성하게 일어났다. 목숨을 걸고 복음을 실천하는 사람을 세상은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내 차례입니다." 사랑에 점화된 사람들이 있는 곳에 얼어붙은 동토의 땅은 봄 동산이 되었다. 시들은 심정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기에 박희진 시인은 그렇게 노래한다. "죽음의 못물이던 / 이 눈엔 생기를 가슴엔 사랑을/ 불붙게 하소서."

김운용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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