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울고 있는 당신

나 때문에 울고 있는 당신

[ 예화사전 ] 예화사전

김운용 교수
2013년 02월 28일(목) 10:08

2000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바 있는 영화, '어둠 속의 댄서'(Dancer in the Dark)는 미국의 한 체코 이민자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셀마는 선천적 질환으로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 아들 역시 엄마의 질병을 유전으로 물려받아 수술시기를 놓치면 앞을 못 보게 될 처지에 놓여 있었다. 이민 온 것은 돈을 벌어 아들의 눈을 수술해 주기 위함이었다.
 
거의 맹인 수준이 될 만큼 병은 깊어가고 있었지만 아들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셀마는 공장에서 일한다. 결국 보지 못하는 것이 발각되어 공장에서 쫓겨나고 그때까지 모은 돈은 2천56달러 10센트였다. 수술비로는 부족하지만 나머지는 차차 갚겠다고 사정할 작정이었다.
 
경찰인 집 주인 빌은 아내의 사치와 소비벽 때문에 이혼의 위기 앞에 놓여 있었다. 어느 날 빌은 자신의 트레일러에 세 들어 사는 셀마를 찾아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데, 셀마도 미국에 온 이유와 아들의 수술을 앞두고 있는 사정을 말하기에 이른다. 돈이 있다는 것은 안 빌은 돌아가는 척하며 문소리만 내고 셀마가 돈을 넣어두는 곳을 알아내려고 가지 않고 서 있었다. 빌이 돌아간 것으로 알고 책장에 숨겨놓은 캔의 뚜껑을 열어 그날 벌어온 돈을 넣었다. 해고되고 돌아온 날, 언제나처럼 셀마는 통을 열었을 때 돈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이 빌의 짓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셀마는 자신의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지만 빌은 한 달만 쓰고 갚겠노라고 설득하려 한다. 그러나 아들의 수술을 눈앞에 둔 그녀에게 그 설득이 통할 리가 없었다. 빌의 가방을 더듬거리며 자신의 돈을 꺼낸 셀마에게 빌은 총을 겨눈다. 서로 돈을 뺏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총이 오발되어 빌은 복부관통상을 입게 된다. 빌은 숨을 거두고 셀마는 울먹이며 돈을 들고 병원으로 향한다. 의사를 만나 수술비를 건네며 아들의 치료를 잘 해 줄 것을 당부한 후 경찰에 체포된다.
 
영어도 서툰 이민자이자 성의없는 국선변호사 때문에 재판은 그녀에게 불리하게 진행되어 결국 사형이 선고된다. 죽음을 기다리는 셀마에게 형 집행 유예할 기회가 주어지지만 아들의 수술비가 새 변호사에게 변호비로 지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것을 포기한다. 그녀의 친구는 아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엄마'라며 설득하지만 아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미래'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사형 집행장에서 셀마는 아들에게 남기는 유언을 노래로 부르지만 그것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형은 집행된다.
 
아들의 두 눈을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는 한 어머니, 그녀의 이름은 셀마 제스코바이다. 그래서 모성애는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닮았다고 했던가? 우리는 오늘 사순절, 엄청난 하늘 사랑이 쏟아지는 절기를 살고 있다. 우릴 위해 모든 것을 주신 분의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우리는 오늘 그 사랑 앞에 서 있다. 그 사랑 앞에서 이선명 시인은 그렇게 노래한다. "몰랐습니다 / 나 때문에 울고 있는 당신을 / 붉은 십자가엔 온통 눈물뿐이라는 것을."

김운용 교수 / 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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