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면 명절은 '힐링캠프'

생각을 바꾸면 명절은 '힐링캠프'

[ 교계 ] 명절은 '힐링캠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2월 04일(월) 09:40
객지생활의 고통 어루만지며 위로하던 자리
가정예배ㆍ추모예배에 자녀들 참여시키면 '힐링'
 
송길원목사가 제안하는 '명절고통을 힐링타임으로 바꾸는 지혜'
"부엌일은 노동 아닌 음식테라피"
남성들이여 부엌을 점령하라
윷놀이 패자는 씽크대 설겆이통 앞으로
세배돈은 좋은 책 한 권에 담아서
가족과 함께한 시간들 영상 함께 보기
 
추석과 함께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온다. 이번 설 연휴는 공식적으로 2월 9~11일, 사흘밖에 안되지만 사실상 많은 직장인들이 연차나 휴가를 사용해 5일에서 7일 정도의 휴일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국토해양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정보를 보면 귀성및 귀가 인구가 2천9백19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야말로 민족의 대이동이다.
 
# 명절이 괴로운 현대인들
 
설에는 그동안 떨어져 지냈던 가족은 물론,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던 친척들을 만나게 된다. 기쁘고 설레이는 휴일이지만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설 연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취업을 못한 청년들은 친척들의 걱정어린 한마디 한마디가 듣기 괴롭고, 결혼적령기이거나 이를 넘은 이들은 "결혼해야지" 하는 잔소리가 괴롭다.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지갑이 얇아진 어른들도 귀여운 손주들의 세뱃돈은 물론, 음식장만을 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유교적 전통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힘든 며느리들은 명절스트레스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월드(시댁을 지칭하는 속어)'에 가는 것이 걱정되고, 최근에는 남편들도 아내들처럼 '처-월드'의 고생을 겪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명절이 지나고 나면 이혼하는 가정의 수가 늘어난다는 통계까지 있다고 하니 이쯤되면 명절은 힐링의 시간이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고생과 고난의 시간이기도 한 것 같다.
 
이쯤되면 나라에서 문광부 산하 명절잘보내기연구특별위원회라도 조직해야 할 것 같다. 피곤하고 지친 현대인들이, 특히 크리스찬들이 명절을 힐링의 시간으로 보내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 명절의 힐링, 발상을 바꾸는 것부터
 
우리나라 가정사역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인 송길원목사(하이패밀리 대표)는 먼저,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송 목사는 "명절은 여성, 특히 이땅의 며느리들의 고생이 심한데 유교적 가부장제 사회질서 때문에 과도한 노동과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이라는 사회적 프레임을 버려보라"고 권한다. 예를 들면, 설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사회적 약자인 여성으로서 과중한 노동을 한다는 프레임이 아닌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한 '음식 테라피'의 시간으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남성들과 자녀들의 힐링을 위해 여성들은 희생만 해야 하는건가? 아니다. 송 목사는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부엌을 점령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명절 전 형제나 가정별로 식사 혹은 설겆이 당번을 정하거나 윷놀이 등 놀이문화를 접목시켜 게임에서 진 사람이 설겆이를 하는 등 재미있는 시도를 해보라는 것이 요점이다. 누구에게는 힐링이 되고 누구에게는 상처가 되어서는 진정한 힐링이 아니기 때문이다.
 
송 목사는 또한 창조적인 명절을 보내기 위한 몇가지 창조적인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먼저 대화를 함에 있어 "결혼은 언제할거냐", "취업은 어떻게 하려고 하냐" 등과 같은 이야기보다는 덕담과 축복의 말을 미리 준비해 나눠보라고 권한다. 이외에도 조카나 자녀들에게는 세뱃돈을 줄 때도 단순히 돈으로 주기보다는 베스트셀러를 주거나 용돈을 그 사이에 끼워서 주는 방법도 의미있고 잠을 잘 때도 마루나 응접실에서 온 가족이 함께 자보면 가족감 유대감 형성에도 좋다고 말한다. 송 목사 자신은 다가오는 설날에 어머니 생신 잔치에 찍은 영상을 다큐로 만들고, 형제들과 함께 한 사진을 비디오로 제작해 함께 볼 예정이라고.
 
# 가정예배 시 어린 자녀들 배려를
 
크리스찬의 명절 보내기 중 가정예배는 빠뜨릴 수 없는 요소다. 가족들이 모여 함께 드리는 예배도 힐링의 시간이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가정예배 시 집안의 어른이 성경본문과 상관없이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설교처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정예배가 힐링타임이 되기 위해서는 명절 가족예배만큼은 가족 구성원들 한사람 한사람이 힘을 얻을 수 있는 덕담과 축복의 메시지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가정예배 시간 어른들은 은혜를 받을 지 모르지만 어린 자녀들에게는 지루하고 따분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송길원목사는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성경도 개정개역판이 아닌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버전의 성경을 사용하고, 성경봉독이나 기도 순서를 집안의 어린이에게 맡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한다.
 
추모예배로 드릴 경우에는 어린이들에게 고인에 대한 추모사를 준비하게 하는 것도 좋다. 어른들의 경우에는 돌아가면서 고인과 얽힌 옛 기억을 나누며 웃음 지을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송 목사는 "사실 힐링캠프의 원조가 명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절은 바깥 세상에 나가 힘들게 삶을 산 가족들이 베이스캠프로 돌아와서 객지생활하며 아팠던 부분을 어루만지고, 한해를 감사하는 자리"라며 "가족들을 배려하고, 모두가 힐링이 되는 시간을 가질 때 가족 중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선교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충고했다.
 
# 고향교회 방문 및 봉사 참여
 
또한, 이번 연휴가 주일을 끼고 있어 고향에 내려가는 교인들은 고향교회에서 예배드리기를 권한다. 교인도 적고 재정적으로도 힘든 농어촌교회 및 작은 개척교회를 위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래목회포럼 등에서는 매년 명절 고향교회 방문하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미래목회포럼에서는 농어촌의 작은 교회를 살리는 취지로 교회들이 명절 전 광고를 통해 교인들이 고향교회를 방문할 수 있도록 여러 교회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부득이하게 고향으로 내려가지 못하는 서울 거주 교인들은 아쉬운 마음을 봉사에 동참하는 것으로 달래볼 수도 있겠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오는 2월 9~11일 서울역 인근 동자동 주민들을 위한 봉사를 한다. 연휴 3일간 문화공연과 더불어 식사대접을 하는데 영락교회, 거룩한빛광성교회, 한소망교회, 종교교회, 은평성결교회 등의 교인들이 봉사에 참여하지만 관심있는 이들은 한국교회봉사단(☎ 02-747-1225)에 연락해 함께 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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