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회가 사용하도록 제정된 '공동성서정과', 그것이 궁금하다

전국 교회가 사용하도록 제정된 '공동성서정과', 그것이 궁금하다

[ 목회·신학 ] 성서정과 활용 방안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3년 02월 01일(금) 15:01
②성서정과 활용 방안
 
성서정과 따라 함께 모여 본문 스터디, 경험ㆍ자료 공유했더니
"우리 목사님 설교가 달라졌어요"

   
▲ 12년째 매주 월요일 새벽에 모여 설교 본문 스터디를 하는 '프로페차이'. 영주교회 성홍모 목사 등 20여 명이 함께 참여한다.
 
목회자가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어떠한 본문으로 어떤 내용을 전달할 것인가이다. 여기에 예배에 참석한 회중을 고려하게 되고, 때에 따라서는 사회(주변환경)를 살펴보면서 이를 설교에 어떻게 담아 낼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성서정과(聖書定課 Common Lectionary)는 교회력에 따라 매주 적합한 성경구절을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활용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성서정과를 중심으로 연중 설교 자료를 제시하고 있는 자료집으로 정장복 교수(전 한일장신대 총장)가 펴낸 '예배와 설교 핸드북', 김종렬 목사(목회교육연구원 원장)가 엮은 '예배와 강단'이 있다. 정장복 교수의 예배와 설교 핸드북은 1984년에 처음으로 개정공동성서정과(The Revised Common Lectionary)를 중심한 교회력에 따라 예배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김종렬 목사의 예배와 강단은 교파를 초월해서 필진을 구성해 1988년부터 발행하면서 성서정과를 따라 매주 본문을 제시하고 있다.
 
총회에서 제정한 성서정과는 북미 영어권에 포함된 12개 교단이 1983년에 만든 성서정과를 1992년에 개정한 내용을 중심으로 중복된 본문, 미 사용된 본문, 납득할 수 없는 본문, 한국교회 현실적 상황에 맞지 않거나 필요한 본문 등을 수정 보완해 완성했다.
 
성서정과에 따라 주일설교 본문 사용을 권장하는 김종렬 목사는 총회에서 이를 연구한 이유를 들어 "한국 개신교회의 예배와 설교 갱신, 나아가 한국교회의 온전한 성장, 즉 교회갱신과 일치를 위한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성서정과를 실질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목사들은 활용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주어진 본문에 따라 설교를 준비하기 때문에 매주 설교를 해야 하는 목사들의 소그룹 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주어진 본문에 대한 풍성한 자료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음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와 관련 김종렬 목사는 성서정과에 따라 설교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이 그룹별로 모여 공동으로 설교를 준비할 것을 제안한다. 김 목사는 "총회가 성서정과를 연구해서 제정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공신력이 있는 총회에서 성서정과가 제정된만큼 전국교회 목회자들이 이 본문에 따라 설교를 할 수 있다"면서, "설교를 준비하는 목사들이 미리 본문을 스터디하고 함께 서로의 경험과 자료를 공유하면 더욱더 풍성한 내용으로 설교를 준비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러한 성서정과 활동에 따라 설교를 준비하고 있는 목회자 모임으로 매주 월요일 새벽에 모여 공부하는 '프로페차이'를 들 수 있다. 칼빈이 종교개혁 당시 제네바에 있는 설교자들과 가진 모임을 유래로 한 '프로페차이'란 이름으로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이 모임에는 성홍모 목사(영주교회)를 비롯해 2, 30명이 매 주일 그루터기교회(안용성 목사 시무)에서 모이고 있다.
 
"성서정과에 따라 설교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 그 주의 설교를 함께 논의하는 모임으로 시작됐다"고 프로페차이를 설명하는 성 목사는 "모임에서는 첫 번째로 성서정과에 따라 주어진 3개(구약 복음서 서신서)의 본문을 읽고 본문에 대한 석의적 접근을 한 후에 하나의 본문을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토론하며 연구한다"고 설명하고, "모임을 마친 후 주어진 본문에 따라 각자가 준비한 설교자료를 인터넷 카페에 올려 놓고 공유하며 한 주의 설교를 완성한다"고 소개한다.
 
성 목사는 성서정과를 이용한 설교 준비를 하면서 장점이 있음을 설명한다. 첫째는 3년 주기로 본문이 돌아가기 때문에 선호하는 본문만을 사용하기보다 구약 복음서 서신서로 나누어 본문을 정할 수 있어 사실상 9년 주기로 본문을 사용할 수 있다. 둘째는 교인들이 말씀을 편식하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다. 셋째는 예수님의 생애주기(교회력)에 따라 본문이 주어지기 때문에 체계적인 설교가 가능하다.
 
여기에 성 목사는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목회자들의 다양한 경험과 분석이 이루어 지기 때문에 설교 내용이 더욱더 풍성해진다"면서 "실질적으로 '성서정과'에 따라 설교하면서 교인들로부터 '설교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전한다.
 
총회 성서정과 제정을 기획했던 국내선교부(총무:남윤희)는 "현재 3년 주기로 되어 있는 성서정과를 9년주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화 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우리 교회 현실과 교회력에 적합한 성서정과를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선교부는 제정된 성서정과가 목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세미나를 지역과 노회별로 열고, 성서정과를 활용하고 있는 교회의 사례를 발굴해 소개함으로서 활용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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