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세계화

우리시대의 세계화

[ NGO칼럼 ] NGO칼럼

김경태목사
2013년 01월 22일(화) 15:56

[엔지오칼럼]
 
세계화라는 이야기는 이젠 보편적 화두이다. 한국에서 아침을 먹고 태국에서 점심을 먹고 동남아를 여행하는 시대이다. 미국의 소고기로 국을 끓여 먹고 칠레의 포도주로 분위기를 즐긴다. 단일민족이라고 주장했던 우리의 단결 이데올로기도 옛 말이다. 중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 캄보디아, 러시아 연방의 여성들이 우리나라로 시집을 온다.
 
우리는 이런 여성들을 '심청이 신드롬'이라 부른다. 자신의 몸을 상인에게 팔아 인당수에 몸을 던지듯이 자신의 가족을 대표해서 한국에서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할 목적으로 한국에 시집온다. 시집온 여성은 가정생활에도 충실해야하지만 자국의 가정을 염려하며 안달한다. 그러나 시집에서는 백 달러 혹은 이백달러를 보내야하는 며느리에게 '큰 재산을 빼돌려 친정으로 보내지 않느냐'라는 의혹의 눈총을 준다.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겸하여 하면서 자식을 낳고 양육하면서 친정집에 동생들의 학비와 생계비를 보내야하는 이주여성의 생활고는 눈물겹도록 힘든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수십 명의 여자들을 세워두고 물건을 사고팔듯이 고르고 선택하여 한국에 오면 처음부터 거래로 이루어진 불평등한 결혼이다 보니 남자의 종속물로 떨어지고 여기에서 부부의 도를 논하거나 여성의 인권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남편은 한국의 사거리에 걸려 있는 프랭카드에 적혀 있듯이 한국여성과 혼인하기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나이와 사회적 신분에 걸 맞는 여성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지만 막상 수십명의 여성을 세워놓고 고르는 입장에서는 손가락을 보고 키를 보고 잘 생기고 예쁜 여성을 선택하여 혼인을 한다. 50대 한국남성이 20대 여성을 선택한다. 한국에 입국하여 보면 남편의 큰 딸과도 비슷한 나이다.
 
여성은 어떻게든 한국에 입국할 목적으로 결혼을 하게 되고 입국과 함께 남성은 직장도 없이 기초생활수급권자로서 매일같이 술로 세월을 보내고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영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런 남성일수록 더 가부장적인 유교전통에 사로잡혀 여성을 무시하고 짓밟는다. "나는 돈 1천5백만원을 들여 너를 사왔다! 너는 나의 소유물이다!"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출입국에 가서 남편의 신원보증으로 체류연장허가를 받아야 한다. 남편이 가진 가장 큰 권력이 신원보증을 해주는 것이다.
 
2년 경과해야만 국적신청을 할 수 있고 신청 후 1년 반 이상 지나야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눈물의 세월을 보내야 한다. 폭행과 술주정, 가난한 나라의 여자라서 팔려 왔다는 서러움과 멸시, 아침부터 일하고 아이 키우고 저녁에는 또 남편의 시중을 든다. 이들의 숫자가 15만 명을 넘어가고 있고 이들의 자녀가 시골학교에 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젠 그들은 우리들과 함께 살아야 될 것이고 우리 미래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우리사회의 도덕성과 건강한 결혼을 위해 시장에(결혼중개업체) 이 결혼 문제를 맡길 것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종교,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보다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프랑스의 폭동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민 2세들이 소외된 사회를 향해 불을 태웠던 사건이다. 이제 곧 우리에게 닥쳐올 미래사회의 위험요소이다. 며칠 전 다문화 가정의 한 소년이 저지른 방화사건으로 사회문제가 되었다. 이것으로 우리 사회는 충분한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함은 물론 신중한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김경태 목사 / 대구 외국인노동상담소 소장ㆍ구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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