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그리스도인에 관한 담론

참된 그리스도인에 관한 담론

[ 논단 ] 참된 그리스도인

황순환총장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01월 04일(금) 15:18

[주간논단]

오늘날 교회가 예수님의 탄생이나 부활 못지않게, 그분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가르침을 온전하게 따르고자 노력했다면, 한국사회는 교회를 비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결과 이 땅은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이 갈수록 드세지고 있으며, 단순한 반감 수준을 넘어 기독교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 나는 이 같은 현상이 단순히 각종 언론매체, 특히 인터넷 문화의 경박성에서 파생된 즉물적 반응이나 일시적 유행의 담론으로만 볼 수 없는 정황이 감지되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무엇보다 기독교인들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각성이 필요한 때다.

여기서 필자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위상이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진정한 기독교인이란 예수님을 '옳게 믿는 것'이다. '예수님을 옳게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믿는 것이며, 예수님의 '말씀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나의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기독교 사상은 국가를 초월한 '만인형제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전 인류가 하나님의 창조하심과 통치 가운데 공존하는 공동체라는 것이 복음의 핵심 사상이다. 그런데 기독교의 본령을 왜곡한 채 편협한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복음의 가르침에 정통으로 위배된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성경의 원리와 가르침을 구별하지 못하고 국가주의에 경도(傾倒)된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다.

신약성서 곳곳에서는 국가나 민족, 이념을 목적으로 하는 그 어떤 집단의 이기성도 단호하게 부정한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동생들이냐"(마12:48)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편협한 가족주의나 민족주의, 또는 국가주의라는 집단의식에 빠져 크고 넓은 하나님의 공의(公義)를 잃게 될 것을 염려한 말씀이었다. 한 집단이나 개인이 '자기애'에 빠지게 될 때 집단주의나 이기심의 포로가 될 수밖에 없다. 첨언하면 예수님께서 염려한 것은 가족으로 표방된 '나의 편'의 일방적인 애정이 국가주의와 같은 비본질적 집단의식을 지향하는 것에 대한 경계였다. 집단이나 체제에 대한 집착은 구조악을 낳는다. 이는 살인이나 강도와 같은 개인의 도덕성으로 인한 범죄보다 더 큰 악이라는 사실을 함축한다. 예수님의 이런 가르침이 무시되는 교회라면 그것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교회가 아니라 예수님을 '상업화'하는 이익 집단일 뿐이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막3:35)는 말씀은 바로 이 뜻을 함축한다. 그러므로 참된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민족이나 사회적 지위, 성별은 더 이상 중요한 구분 범주가 아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이 나라의 모든 구성원들을 우리 아버지로서의 하나님과 모든 조상으로서의 아브라함과 더불어 한 가족으로 연합했다. 그러므로 가족에 대한 집착과 편파적 애정, 그리고 혈연과 지연, 학연 등의 이념을 벗어버리는 것이 그리스도의 진정한 형제자매가 되기 위한 첫째 과제라 생각한다.

어느덧 새날이 밝았다. 2013년 계사년(癸巳年)에는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통한 세계가 그 어떤 국가나 체제 이념보다 우선하는 가치여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기독교 복음은 어떤 편협한 이념에 종사하거나 국가주의에 구속될 수 없는 우주적 차원의 '인간 구원의 메시지'라 정의하고 싶다. 이웃에 대한 사랑은 우월적 지위나 동정심과 같은 수직적 위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몸과 같은' 절대적이고 수평적인 일체감에 있다. 이러한 까닭으로 기독교 복음을 편협한 국가주의나 왜곡된 이념에만 천착(穿鑿)하여 제 맘대로 흔들어 대는 행태야말로 이 땅의 기독교인들이 진정 반성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황순환총장 / 대전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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