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교회와 아우교회의 상생

형님교회와 아우교회의 상생

[ 논단 ] 도농교회의 상생

전계옥장로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28일(금) 09:28

[주간논단]

조그마한 시골교회를 잘 섬기는 두 형제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가정은 너무나 어렵고 가난했다. 어느 날 형이 동생을 불러놓고 말했다.

"우리 두 형제가 이 시골에서 살기에는 너무 어려우니 내가 도시로 가서 열심히 일해 돈을 모을 것이다. 너는 여기서 부모님을 잘 봉양하고 교회를 섬기며 살도록 해라."

그리고 형은 정든 고향 산천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형은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일을 했고 먹을 것, 입을 것 아껴 돈이 생길 때마다 고향에 있는 부모님과 동생이 필요한 돈을 보냈다.

명절 때는 다른 때보다 더 정성을 모아 선물을 함께 보냈다. 그리고 재정이 어려운 시골교회에도 동생을 통해 헌금을 보냈다. 동생은 형이 보내준 돈으로 부모님이 필요한 것을 사드렸고 땅을 사서 농사를 지었다. 농작물을 잘 재배하여 서울에 있는 형에게 곡물을 보내 형의 은혜에 보답했다. 부모님은 서울에 간 아들을 위해 새벽마다 작은 예배당에 나가 눈물로 기도했다.

형의 도움은 시골교회와 시골에 살고 있는 가족들을 살렸다. 서울로 간 형이 도시교회라면 시골에서 생활하는 아우는 시골교회로 비유될 수 있다. 형의 작은 도움이 가족을 일으켜 세우고 교회를 든든하게 만들었다. 형님교회의 작은 정성이 아우교회를 든든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

필자는 지금까지 어려서부터 평생 시골에서만 살아왔고 시골교회만을 섬겨왔다. 너무나 어렵고 힘든 농어촌교회들을 보면서 신앙생활을 해왔다. 노회장 시절 노회에 속한 거의 모든 교회들을 둘러보면서 많은 교회들이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기초적 생계문제와 자녀교육으로 힘들어하는 교역자들을 만나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 농어촌 교회와 그곳에서 사역하시는 목회자들에게 관심이 부족했던 내 자신을 돌아보며 너무 죄송하고 부끄러웠다. 지금 한국교회 안에는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의 양극화, 도시 안에서의 교회의 양극화, 농어촌 지역 안에서의 또 다른 양극화가 존재하고 있다.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에서 우리 교단이 교회자립을 위한 기구와 정책이 가장 모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가 갈수록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무엇보다 어려운 교회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계시는 전국의 지원노회와 지원교회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교단의 교회자립정책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자립대상교회의 자립을 위한 의지와 노력도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교단이 해외선교에 대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지만 특별히 위기에 처해 있는 농어촌교회의 지원은 곧 국내선교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항상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일반 사회에서 '일사일촌(一社一村)운동'이 시작된지 꽤 오래되었다. 물론 우리 교단의 일부교회들이 도농교회간 농수산물 직거래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사례들이 있다. 이제 우리 한국의 교회 간에 '형님교회 아우교회 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형님 좋고 아우 좋고!' 작은 관심이 큰 열매를 가져올 수 있다. 자주하는 이야기이지만 오늘의 도시교회의 성장은 농어촌교회라는 못자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공감하고 있다. 한국 교회의 미래는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의 상생에 있다.


전계옥장로 / 부총회장ㆍ영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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