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하다는 것

불완전하다는 것

[ 문단열의 축복의 발견 ] 축복의발견

문단열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1월 26일(월) 10:51

[문단열의 축복의 발견]

에 예수께서 나가사 레위라 하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르라 하시니 그가 모든 것을 버리고 일어나 따르니라 레위가 예수를 위하여 자기 집에서 큰 잔치를 하니 세리와 다른 사람이 많이 함께 앉아 있는지라 바리새인과 그들의 서기관들이 그 제자들을 비방하여 이르되 너희가 어찌하여 세리와 죄인과 함께 먹고 마시느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나니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노라 (눅 5:27~32)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과 같다"라는 말씀을 예수님께서 하셨습니다. 또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으니 천국이 저희것이다"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돈이 많으면 지옥행이고 서민층이면 천국행이란 말씀일까요. 결코 그것은 아닐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부자란 '아쉬운 게 없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가난한 자란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이겠지요.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쉬운 게 없어서 예수님의 필요성을 못느끼는 사람'이 부자이고 '인생이 파산해서 예수님께로 나아오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이 됩니다. 한 번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돈이든, 명예든, 애인이든, 자식이든 그것들이 주는 기쁨에 푹 젖어서 그것들이 영원할 거라 믿고 하늘을 올려다 보지 않는 사람이 부자요. 그런 것들이 주는 허무를 깊이 깨닫고 하나님을 바리기 시작하는 사람을 가난한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의인'과 '죄인'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의인'은 '의인은 믿음
으로 살리라'라고 말했던 사도바울의 말속의 의인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세리나 창기는 당시엔 유대사람들로부터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던 사라들이었습니다. 창기는 윤락여성을 말하고 세리는 세무관원인데 당시 유대땅을 지배하던 식민 종주국 로마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자기 민족의 고혈을 짜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런 사람들 가운데로 스스럼 없이 들어가 그들을 가르치고, 또 그들과 먹고 마셨습니다. 위선에 젖은 당시 지배층인 바리새인들이 그런 예수님을 가만히 두었을리 없죠. "세리와 창기와 먹고 마신다"라고 예수님을 비난했습니다. 그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이 바로 오늘 말씀입니다. "건강한 자에게 의사가 쓸데 없고 병든 자라야 쓸 데 있다", 그리고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위에서 짚어 본 '가난한 자'는 오늘 이야기에서는 '병든 자'입니다. 그리고 또, 그들은 '죄인'이 됩니다. 반대로 '부자'는 오늘 이야기에서는 '건강한 자'그리고 '의인'인 것이지요. 그러니까 오늘 이야기에서의 '의인'과 '건강한 자'는 결코 좋은 뜻이 못됩니다.
 
이 땅의 허무한 것들에 취해 있는 사람은 결코 하나님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것들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말에서 '철들었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부담주지 않고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는 성인인 되었다는 뜻이지만 성서적 의미의 '철듬'은 우리를 즐겁게 하는 땅의 것을의 유한함을 깨달아 버렸다는 뜻이될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구원에서 제외됩니다. 아니, 스스로를 구원으로부터 제외 시켜 심판으로 몰아 넣고 있습니다. 나는 이 세상이 허무한 것 정도는 알고 있다고요? 내가 그 '부자, 건강한 자, 의인'은 아닌 것 같다고요? 여기 내가 '부자'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있습니다. 다음의 괄호를 채워 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OOO에 의존해 살고 있다' 진지하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봅시다. 빈칸에 무언가 들어 가나요. 돈, 칭찬, 관심받기, 남자친구, 나의 외모, 취업, 내집 장만의 꿈, 세상이 말하는 그 어떤 장밋빛 가치도 당신으로 하여금 의존하게 하고 있다면 당신은 아직 부자입니다. 그러니까 아직 세상과 삶에 대해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뜻이고 그래서 예수님이 들어갈 틈이 없다는 것이고, 구원에 이르지 못한다는 말이고,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인간은 저 밑바닥 부터 '파산의 존재'입니다. 처음부터 나사가 하나 빠져서 나온 존재라
는 말입니다. 하나님이 왜 우리를 불량품으로 만드셨냐고요? 아닙니다. 불량품이 아니라 '미완성 품'으로 만드셨고 그 마지막 부품을 하나님이 보내 주십니다. 우리에게 이 마지막 부품이 필요함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창조주를 기억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불완전함을 고백하는 '죄인'이 될 때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를 완성하십니다. 마지막 부품은 하나님 자신이셨습니다. 그 분이 예수님입니다. 날마다 '죄인'이 됩시다.

문단열 / 성신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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