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

십일조

[ 예화사전 ] 십일조

이성희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0월 26일(금) 14:01
[예화사전]

오래 전 미국 유학 도중 이민교회를 잠시 목회할 때의 일이다. 교인 가운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이민을 와서 열심히 사는 중년의 집사님이 계셨다. 그 집사님은 성경공부를 열심히 하고 교회생활도 아주 모범적이었다. 로스앤젤레스의 코리아타운이라 일컫는 올림픽가에서 제법 큼직한 식당을 운영할 만큼 사업에도 재주가 있는 분이셨다.
 
어느 날 그 댁에 심방을 가서 예배를 다 드리고 차를 마시며 환담을 하는 도중 집사님은 어렵게 말문을 여셨다. "목사님, 제가 질문 하나 해도 괜찮겠습니까?" 나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집사님이 목사에게 질문을 못할 게 뭐가 있습니까? 해 보세요." 다시 집사님은 머리를 만지며 어색한 표정으로 이렇게 질문하셨다.
 
"목사님, 신약성경에는 '십일조 하라'는 명령이 없지 않습니까?" "예, 없지요." "그런데 목사님은 왜 십일조를 그렇게 강조하십니까?"
 
목회 경험이 적은 나에게 갑작스러운 십일조에 관한 질문은 당황 그 자체였다. 뭐하고 대답해야 할지 전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 때 나는 얼른 기도했다. "하나님, 이상한 질문을 받았는데 뭐라고 대답해야 합니까? 빨리 답을 가르쳐 주세요. 시간이 없습니다." 그 때 불현듯이 머리에 떠오르는 답이 있었다. "집사님, 신약성경에는 '십일조 하라'는 명령이 없지요?" "예, 없습니다." "그런데 신약성경에 '이제 십일조 그만 하라'는 말은 있습니까?" "그 말도 없지요." "그렇지요. 그 말이 없으면 십일조를 계속합시다."
 
그리고 집사님에게 구약과 신약의 관계를 설명해 주었다. 신약은 구약의 완성이며, 율법으로 미완성된 구원을 예수님이 오셔서 사랑으로 완성하셨다는 신약의 의미를 조목조목 일러주었다. 예수님이 오셔서 하신 일은 율법을 완전하게 하신 것이지 율법을 폐하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출애굽은 인류의 구원의 상징인데 율법을 출애굽 보다 먼저 주셔서 율법을 지키는 조건으로 출애굽하게 하신 것이 출애굽한 자들에게 율법을 주셔서 지키게 하셨으므로 율법이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 율법은 구원의 결과라고 가르쳤다. 그러므로 신약시대는 율법이 폐기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정의와 긍휼과 믿음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마 23:23)" 하신 말씀은 십일조에 대한 명령어는 아니지만 십일조를 강조하신 말씀이라고 하였다. 집사님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 다음주일부터 집사님은 정확한 십일조를 드리기 시작하였다.

이성희목사 /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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