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회를 제일 먼저 탐방해주세요"

"이 교회를 제일 먼저 탐방해주세요"

[ 논단 ] 한국교회의 위치

정장복총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9월 07일(금) 15:11
[주간논단]

20세기 선교의 기적은 한국교회라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래서 각 나라 교계의 지도자들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한국교회 방문은 하나의 필수과정이 되어 있다. 특별히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온 나라를 가득 메운 장로교의 깃발은 우리의 긍지임에 틀림이 없다. 그 가운데서 우리 총회는 지난 50년 동안 건실하게 성장과 성숙의 길을 걸어 한국교회의 장자 교단다운 모습과 내용을 갖추면서 총회창립 1백주년을 맞이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우리 한국교회가 강하게 품었던 특성은 다음의 다섯 가지이다. 먼저는, 예배와 기도를 위하여 모이기에 힘을 쓰는 교회로서 주일예배를 비롯하여 주일저녁 찬양예배, 수요기도회, 금요 철야기도회와 같은 정규적인 모임은 세계의 어느 나라도 모방할 수 없는 수준이다. 둘째로, 성경공부이다. 성경의 66권을 읽고 또 읽으면서 성경을 공부하는 열심은 말씀을 사모하는 장로교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셋째로, 전도의 열정이다. 세례를 받을 때마다 불신자를 전도해와야 드디어 그리스도인임이 입증된다는 충고가 지금도 잊히지 않을 정도로 전도의 동기와 열정을 불어넣는 우리 교회이다. 그 결과 세계를 향한 선교의 아름다운 기록이 이렇게 만발하기에 이르렀다. 넷째는, 기도의 열심이다. 지구 위에 현존하는 세계교회 가운데 한국교회만큼 새벽을 깨우는 교회는 없다. 새벽기도회를 통하여 굳혀진 주님과의 밀월은 한국의 그리스도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정체성임에 틀림이 없다. 끝으로, 십일조 생활이다.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준 미국의 장로교를 보라. 거기에서는 십일조(tithe)라는 단어를 듣기가 힘들고 십일조 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보기가 매우 어렵다. 오직 경제윤리의 차원에서 기부의 보편화가 있을 뿐이다.
 
이처럼 소중한 특성을 가지고 오늘에 이른 우리의 교회인데 교회 안팎에서 이상한 경고음이 들려오고 있다. 수년 전에 미국의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총장은 한국교회를 방문하고 떠날 때 가졌던 인터뷰에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영광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많이 모이게 하는데 초점을 둔다"는 말을 남긴 바 있었다.
 
그런데 지난 7월 휘튼대학에서 있었던 제7차 한인세계선교대회 주제강의에서 앤더슨 목사는 "세계선교에 한국이 필요하지만, 한국의 형식적인 종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한국교회는 가장 위험한 시기에 있다. 조직과 돈, 그리고 명예가 한국교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 회개하고 돌아오지 않으면 주님이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있다. 나라 안에서도 위와 비슷한 지적이 많다. 목회자의 본질이 퇴색되어 탈선이 많다는 지적을 비롯하여 교회마다 십자가의 정신과 실천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다. 화려한 예배당을 만들기 위해 교회는 부채를 져야 하고 성도들의 헌금은 은행이자로 바쳐지고 있다는 개탄이다.
 
이러한 날카로운 비판 속에서도 긍지를 가지고 있는 교회가 우리 주변에 아직도 건재하다. 내 교회의 화려한 예배당보다 먼저 선교에 눈을 뜨고 제주도에 이기풍 선교사를 파송했던 그 정신이 고고히 살아 있는 교회를 찾아본다. 이 교회는 피난시절에나 볼 수 있는 미군이 사용하던 경비행기 격납고인 컨테이너 안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교회 예산의 60% 이상을 선교사역에 사용하면서 현재 89개국에 3백82명의 선교사를 교단을 초월하여 파송하고 있다. 주일이면 7백50석의 자리가 모자라 5천여 성도들이 5부로 나누어서 하나님 앞에 자랑스러운 자세로 예배를 드린다.
 
이 교회를 탐방한 자리에는 전혀 경고음이 들리지 않는다. 오직 숙연해질 뿐이다. 우리 교회의 원위치가 눈에 보인다. 주님이 기뻐하실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나의 현주소가 부끄럽게 여겨진다.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진정한 영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 교회는 필자의 외국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관광 제1코스로서 그 이름은 '전주깡통교회'이다.


정장복총장 / 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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