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물

중동과 물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 중동과 물

이강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8월 28일(화) 11:05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90년대 중반 이라크 여행 중 묵었던 호텔에서 0.5리터 물 한 병 사들고 나와 주유하는 택시기사에게 기름값을 물으니 물 반병 값이 휘발유 2백리터 한 드럼 가격이었던 기억이 있다.
 
세계 최대의 극건조지대에 위치한 중동은 물이 생명이다. 서방국가들과는 오일전쟁이지만 중동 내에서는 물전쟁이다. 종족간의 전쟁도 물 때문이고, 나라 간의 분쟁도 물 때문이다. 문화생활 발달로 물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자급될 수 있는 물은 절대 부족이다. 세계인구의 5%를 차지하는 중동국가들은 고작 전 세계 수자원의 1%에 의존하고 있다. 중동지역 인구는 앞으로 40년 내에 현재의 두 배인 6억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물 문제는 향후 중동지역의 최대 정치적인 이슈가 될 것이다.
 
중동지역은 곳곳의 오아시스 외에 세 개의 거대한 강을 수자원으로 하고 있다. 나일강과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요단강이다. 그러나 하나 같이 이들 지역 모두가 물 분쟁에 휩싸여있다. 적도 부근에서 발원해 지중해까지 6천6백71㎞를 흐르는 나일강은 현재 이집트와 수단이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나일강 상류의 르완다, 콩고, 에티오피아, 우간다, 부룬디, 케냐, 그리고 탄자니아 등이 강력하게 개발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상류 국가들이 발전 및 관계수로를 위해 댐을 건설할 경우 하류의 강국 이집트와 수단은 물줄기가 줄어들 위협에 처한다. 이에 이집트는 댐을 건설할 시 '폭격할 수도 있다'는 위협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군사강국 이집트와 수단은 이미 1970년대부터 물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일명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인 이라크는 유프라테스강 상류의 터키, 시리아와 오랜 기간 긴장관계에 놓여있다. 1990년대에 터키가 유프라테스 상류에 아타투르크 댐을 건설하자 동부 시리아를 적시는 물줄기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하란을 지나는 작은 강들은 말라버렸다. 게다가 터키가 아타투르크 댐 이후 몇 개의 댐을 더 지을 예정이어서 시리아와 이라크 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다. 이란에서 형성되어 이라크로 흘러들어 다시 이란과 이라크가 만나는 티그리스강도 마찬가지다.
 
요단강은 레바논과 시리아 내에 수원이 형성되어 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요르단을 지난다. 이스라엘은 과거 시리아가 요단강 상류의 물길을 바꾸려 하자 전투기로 건설장비를 파괴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예수님이 세례를 받은 요단강은 하천수량이 1960년대에 비해 이미 90% 이상 감소했다. 일부 구간은 폭이 3m도 안 되는 개천수준으로 전락했다. 이스라엘 요르단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이 엄청난 양의 강물을 끌어가기 때문이다. 요단강이 흘러 들어가는 사해도 매년 1m씩 수위가 낮아져 50년 후에는 사해도 사라질 것이란 진단이다.
 
지하수를 놓고도 인접 국가 간 갈등이 일고 있다. 리비아가 지중해 연안 도시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3백억 달러를 들여 누비아 대수층을 개발하려는 대수로 공사로 이집트와 리비아 사이에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이것이 물을 둘러싼 중동의 현실이다. 세계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불안한 중동과 아프리카가는 이제 물이 새로운 평화 아젠다가 되었다. 원래 중동의 유목민들이 호전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우물과 오아시스 때문이었다. 물을 빼앗기면 생명을 잃는 것이고 물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다. 중동의 자원은 이제 오일이 아닌 물이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물은 생명증식에 필수 물질이다. 생명이신 예수님이 중동에 생수와 같이 콸콸 흐를 날이 있을까? 최근 오염된 빅토리아 호수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에 이스라엘이 기술적인 기여를 하자 호수 주변의 5백만명이 이스라엘을 반기고 있다. 물을 통한 중동선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미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우물선교로 그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우리는 중동선교를 생각할 때 물을 떠올려봐야 한다.

 
이강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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