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는가?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는가?

[ 논단 ] 설교, 말씀에 충실하자

정장복총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8월 03일(금) 14:38

[주간논단]

장로교는 개혁교회의 선두에 서 있는 교단이다. 그 이유는 교회의 구조와 목회의 형태보다는 말씀의 사역 곧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가장 충실하기 때문이다. 설교가 설교자의 지식이나 정보,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성경을 통하여 주신 말씀을 받아 그 말씀을 선포하고 해석하며 현장화 하는 적용이 뚜렷하기에 장로교의 설교는 지금껏 빛을 발하였고 그 명맥을 유지해왔다. 이러한 설교의 원칙과 신학은 일찍이 장 칼뱅이 이사야서 55장을 주석하면서 남긴 다음의 말에서 입증되고 있다. "설교자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은 하나님의 입을 통해 나온 말씀과 동일하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하늘로부터 직접 말씀을 선포하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그 도구로 사용하시기 때문이다."
 
이상의 말은 오늘의 설교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을 안겨주는 말이다. 생각해보면 설교자들이 설교할 때마다 "나의 설교는 과연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말씀과 동일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해야 함이 당연하다. 다시 말하면 나의 설교가 오늘의 본문을 징검다리로 삼고 나의 지식과 정보와 분석과 경험의 나열로 엮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이러한 자성을 계속해야 설교가 설교다운 내용과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일찍이 미국에서 예일대와 프린스턴대학이 세워지던 동기가 바로 장로교에서 설교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터득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설립이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장로교가 얼마나 설교의 올곧은 길을 추구했던가를 알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한국장로교의 설교사역 현장에서 말씀에 충실한 설교자들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설교자들이 설교의 변형과 변질에 있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데 우리의 심각한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도 설교자의 정체성이 보이지를 않는다. 설교자의 지식과 정보와 경험과 예화로 일관된 특강의 형태로 나타나는 설교들이 많다. 회중은 하나님이 세우신 말씀의 종을 통하여 성경 말씀을 풀어 오늘의 영의 양식을 공급받기를 원한다. 오늘 봉독하여 들려준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를 듣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말씀이 내 삶의 어느 현장에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그러나 설교자는 계속하여 "~줄로 믿습니다", "~를 바랍니다(원합니다)", "~라고 생각합니다"로 일관한다. 하나님이 설교를 경청하고 있는 무리들에게 무어라고 말씀하신다는 표현이 들리지를 않는다. 그리고 꼭 설교의 말미에 빠짐없이 "~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소원)합니다"를 하면서 설교를 끝맺는다. 최근 들어 이러한 표현들이 극심해지고 있다. 우리 장로교 설교의 전통에서 찾아볼 수 없는 표현들이다. 제한된 지면에 그 부적절함에 대한 비판을 다 서술할 수가 없다. 단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상의 표현들이 모두 설교자가 주어가 되어 설교자 개인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표현을 가지고 하나님의 등장을 설교자가 가로막아야 하는 부끄러운 설교의 길만을 걸어야 할 것인가? 여기에 우선 시급한 대안이 있다. 그것은 먼저 설교자가 자신을 감추기 위하여 설교 문장의 주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은 바로 설교자의 자리에 성삼위 하나님이 주어가 되는 문장부터 손질해야 한다. 예를 들어. "~를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를 주님은 가르치십니다", "~를 우리 성령님은 역사 하십니다"와 같이 종결어의 주어를 성삼위 하나님으로 바꾸어보자. 물론 '를(을)' 앞에 엮어진 문장이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이 원하시는 내용이어야 함은 상식이다. 그리고 설교를 끝맺는 표현도 다음과 같이 바꾸어보자. 가장 쉬운 방법은 그날의 본문이나 설교의 내용에 가장 근접한 성구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면서 끝을 맺어보자. "하나님(주님)은 다시 한 번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기도합시다."
 
이러한 대안을 수용한다면 우선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리게 되고 회중은 더욱 옷깃을 여미게 될 것이다.

정장복총장/한일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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