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철목사 일대기 다룬 '영문밖의 길'

주기철목사 일대기 다룬 '영문밖의 길'

[ 문화 ] 뮤지컬 '영문밖의 길'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7월 31일(화) 14:54

기독교문화 위해 명배우들 노개런티 불사

"한국교회가 진리 위에 바로 서야 할텐데 양떼를 잘 먹일 참 목자는 누구란 말인가?…"

   

주기철목사의 일사각오(一死覺悟) 신앙을 그린 뮤지컬 '영문밖의 길'이 배우들의 의기투합으로 재공연되고 있다.

지난 6월 13∼14일 전주삼성문화회관에서는 주기철목사의 순교신앙을 다룬 뮤지컬 영문밖의 길이 공연돼 전주 지역 기독교인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2000년 봄 연강홀에서 처음 공연된지 12년만의 일. 그 당시에도 열연을 펼쳤던 한인수장로(주기철목사 역), 신국장로(일본 경찰서장 시미즈 역), 최선자권사(주 목사의 어머니 조재선 역) 등이 무대에 올랐고 신앙으로 똘똘 뭉친 배우들은 "기독교 문화를 되살려보자"며 서울, 대구, 천안 등지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7일 할렐루야교회에 이어 4일 대구 서문교회, 9월 1일 천안 갈릴리교회에서 공연이 예정돼있다.

이렇게 배우들을 중심으로 잊혀졌던 작품이 빛을 보게 되는 것은 사실 드문 경우다. "너무 귀한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이구동성 고백하는 배우들은 현재 노개런티로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을 위한 최소한의 제작비만 투입되고 있어서 스태프들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작품 속에서 최고령 역을 맡고 있는 최선자권사(예능교회)가 홍보부장을 자청하고 나섰다. 최 권사는 "우리 모두 나이는 들어가는데 하나님 앞에 드릴 작품이 많지 않아서 계속 아쉬움이 있었다"며 "일제 치하에서 신사참배 문제로 영적 지도자들이 두 갈래로 나뉘면서 모든 것이 흔들렸다. 혼란한 이 시대에 다시 한 번 일사각오의 신앙을 일깨울 수 있었으면 한다"고 관심을 요청했다. 지난 십수년간 미리암선교단을 이끌며 국내외 무대에 뮤지컬 지저스 지저스를 올렸던 최 권사는 "회심 후에 가장 먼저 한 일이 기독교 공연을 올리는 일이었다"며 "하나님을 위한 극단을 새롭게 준비하고 싶어 기도 중에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영문밖의 길'에서는 일본 경찰에게 끌려가는 아들을 쉽게 보내지 못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열연하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12년 전과 지금 달라진 점들도 많다. 먼저 대본을 집필한 김대근목사가 세상을 떠났고 주기철목사의 부인 오정모 역을 맡았던 정영숙 강도사 대신 역시 주기철목사를 조명했던 작품(뮤지컬 황제)에서 한인수장로와 호흡을 맞췄던 김민정권사가 투입됐다. 3명의 주축 배우들을 제외하고는 여러 명의 배우가 교체됐고 이번 공연을 위해 '건너가게 하소서(윤용섭목사 작곡)'란 노래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교회에 대한 사회의 시선도 크게 달라졌다. 기독교의 사회적 신뢰도가 실추되면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매공연마다 혼신의 연기를 펼치고 있는 한인수장로(신천감리교회)는 "12년 전 보다 지금은 작품을 하면서 내가 더 은혜를 받는 것 같다"며 "'조선의 위기 속에 참된 진리를 전할 지도자는 누구인가'라고 고민하던 주 목사님의 모습을 돌이켜보면서 하나님을 잃어버리기 쉬운 시대에 우리의 믿음을 재무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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