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농산물과 생명밥상

수입농산물과 생명밥상

[ 생명밥상 ] 신토불이(身土不二)

한경호 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17일(화) 09:25

(생명밥상 칼럼)

세계화의 시대이다. 지구공동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교통 통신이 발달하면서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무척 쉬워졌다. 물자의 교환은 물론 오랜 옛날부터 이루어졌다. 모든 생활재를 자급할 수 없고, 교환은 상호 유익이 되는 일이었다. 이웃 간의 물물교환이 장날로 확대되었고, 자본주의체제 하에서 시장경제로 정착되었다. 교환의 범위가 옆집과 이웃에서 이제 세계로 확대되었다.
 
문제는 이 교환의 목록에 농산물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1980년대부터 농산물 수입이 점차 확대되어 오다가 우루과이라운드협정 이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면서 농산물은 이제 일반 공산품처럼 각국 간의 차별 없이 유통되고 있다. 지금은 쌀까지 수입되고 있다. 그 결과 우리가 먹는 농산물의 70% 이상을 외국농산물이 차지하게 되었다. 축산의 경우 배합사료의 주원료인 옥수수가 전량 수입 옥수수이니 밥상에 올라오는 고기는 외국농산물이나 다름이 없다.
 
세계의 기후와 토질과 작물은 매우 다양하다. 각국의 작물들은 그 지역의 기후와 토질에 오랜 기간 적응하면서 유전자가 고정된 것들이다. 지역 주민들의 삶은 그 지역 생명체들과의 먹이사슬 속에 연결되어 있다. 그 지역 농산물은 오랜 기간 지역 주민들의 생물학적인 삶 속에 녹아있기 때문에 그것을 섭취해야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동남아 열대지방의 쌀(소위 안남미)은 푸슬푸슬하고 찰지지 아니해서 우리가 먹으면 맛도 없고 소화가 빨리되어 배가 금방 고파진다. 그들의 입장에서 우리 쌀을 먹으면 찰지고 묵직하여 소화가 잘 안된다고 한다. 지역의 생태적 환경과 식문화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우리가 바나나를 양식처럼 먹고 살 수는 없다. 우유도 그것을 소화시킬 수 있는 효소가 없거나 약한 사람들이 있어서 설사를 하게 만든다. 이렇듯 농산물은 생산된 지역의 생태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먹어야 좋은 것이다. 신토불이(身土不二)인 것이다.   
 
또한, 수입농산물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우리 식탁에 올라온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칠레에서 우리 집 식탁까지 돼지고기와 포도가 올라오는데 얼마나 많은 석유에너지가 소모될까? 우리의 양돈농가와 원예농가를 죽이면서까지, 그리고 그 많은 석유에너지를 소모하면서까지 수입해다가 먹어야 하는 것인가? 생명밥상을 차리려면 이 푸드 마일리지(food milage)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입농산물은 여러 가지 유해한 처리를 해서 들여온다. 농산물은 생명체여서 오랜 기간의 수송과정에서 부패하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처리를 해야 한다.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요꼬하마 항에서 콘테이너 속의 미국산 수입밀을 하역하던 인부들이 훈증가스 때문에 질식하는 일이 발생한 사건은 유명하다. 감자는 싹이 나지 않도록 씨눈을 방사선으로 쪼여 죽여서 수입한다. 바나나는 퍼런 것을 따서 농약에 담갔다가 들여온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수출농산물은 수확 후 농약처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수입농산물은 생명밥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겠다. 우리 집 밥상에 수입농산물이 올라오느냐의 여부는 가정주부의 가치관과 선택에 달려 있다. 생명밥상을 차리는 우리 여성 크리스천들은 수입농산물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가족의 건강을 지켜야할 것이다. 

한경호 목사(횡성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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