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빈곤지원,구호 원조가 아닌 소비생활의 변화로

해외 빈곤지원,구호 원조가 아닌 소비생활의 변화로

[ NGO칼럼 ] 공정무역

이철용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06일(금) 11:51

NGO칼럼

요즘 언론에서 만나는 단어 중에 공정무역,착한소비라는 단어를 종종 볼 수 있다. 영어로는 '페어 트레이드(Fair Trade)'라는 말을 사용한다. 우리는 흔히 사용하지 않던 단어이지만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성화 되어 있는 생활운동이다. 공정무역은 생산자들에게 적정한 대가를 지불하므로 생산자와 종사자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틀을 만들자는 것이다. 세계의 시장은 다국적기업 등 거대 자본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 이들은 엄청난 자본력을 기반으로 가난한 나라의 농산물품을 포함한 다양한 물품과 원재료들을 헐값에 거둬들이고 생산자들은 낮은 가격에 납품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생산자나 노동자들이 빈곤계층으로 전락하거나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정무역은 이러한 왜곡된 유통구조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 운동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산자들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각종 농약과 화학비료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므로 결국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지경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는 운동이 우리나라에서도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공정무역은 커피이다. 시민운동 단체를 중심으로 작은 규모로 시작한 공정무역 커피는 이제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공정무역 초코렛의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공정무역 분야에 먹거리뿐만 아니라 의류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전통의 거리인 인사동에는 제3세계의 가난한 여성들이 생산한 공정무역 옷을 판매하는 대형 매장이 들어섰고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이러한 매장을 즐겨 찾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몸에 유해하지 않은 천연소재의 좋은 제품을 구매하는 기쁨뿐만 아니라 구매와 동시에 제3세계의 가난한 가정이 당당하게 일을 통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에 동참한다는 일석이조의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가난한 나라를 돕는 용어가 과거에는 해외 원조나 구호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개발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일방적인 원조와 구호를 넘어서 그들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방법 즉,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정무역,착한소비의 참여는 일회적 원조와 구호와는 차원이 다른 가난한 사람들을 일시적 동정의 시선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당당하게 일을 해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되는 것이다.
 
필자의 사역지 중의 한 곳인 필리핀의 불라칸주 타워빌은 5만여 명의 마닐라 도시빈민들이 정부의 강제철거와 태풍 화재 등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집단 이주지역이다. 안타깝게도 이곳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급격한 가족해체와 일탈이 일어나고 있다. 캠프는 이곳에 한국과 필리핀 현지의 전문가들과 함께 사회적기업 캠프봉제센터를 설립하고 기술교육과 제품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감사한 일은 많은 한국교회가 캠프봉제센터에서 생산하는 티셔츠를 주문하고 있다. 필리핀 현지 비전트립에 사용하는 티셔츠를 주문하고 디자인 파일을 보내주면 봉제센터에서 원하는 색상과 원단의 티셔츠를 생산하고 프린팅을 해서 사역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현지에서 준비한다. 선교팀은 무거운 짐을 옮겨야 하는 고충을 덜 수 있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선물,봉제센터에서 일하는 어머니들에게는 일을 통한 고정적인 수입으로 빈곤에서 벗어나는 좋은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일부 교회는 한국에서 성경학교 티셔츠를 주문한다. 이러한 공정무역,착한소비를 통해 캠프봉제센터에서 일하는 가난한 어머니들의 가정은 3끼 따뜻한 밥을 먹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들에게는 구호나 원조가 필요없게 되었다. 단지 일거리가 필요한 것이다.
 
이제는 원조나 구호가 아니라 생활에서 필요한 물품의 일정부분을 공정무역을 통해 구매하는 것이 다른 어떠한 지원보다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빈곤퇴치의 방법이다. 교회에서 사용되는 물품이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품가운데 10%,아니 5% 정도만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한다면 지구촌의 빈곤문제,가난으로 인해 죽어가는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이철용 목사 / 사단법인 캠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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