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플러스 3차 오픈세미나, 1990년대 기독교문화 중흥기 회고하며 위기 진단

CC플러스 3차 오픈세미나, 1990년대 기독교문화 중흥기 회고하며 위기 진단

[ 문화 ] CC플러스 세미나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6월 27일(수) 09:56
 찬란한 문화 꽃 피울 '역전의 용사' 기다려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숨은그림찾기'에 매달리던 추억이 있다. 숨은그림찾기를 하다보면 난이도에 따라 숨어 있는 그림이 한 눈에 보이기도 하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정답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만약 찾아야 하는 답이 '기독교 문화'라면? 지난날 한때라도 기독교 문화와 대중문화가 나란히 어깨를 같이 했던 시절이 있었을까. 꽁꽁 숨어버린 '기독교 문화'를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지난 2일 '感 1990'을 주제로 CC 플러스(Christian Culture Plus, 기독교 문화기자 모임) 3차 오픈 세미나가 사랑의교회에서 열렸다. 교인들 뿐 아니라 동네 사람들에게도 문화의 향연장으로서 환영을 받았던 교회 '문학의 밤', 소리엘 송정미 등 음악으로 교회 안팎의 대중과 소통했던 이들, 대학로의 허름한 극장에서 시작, 지금까지 장수 공연으로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연극 '빈방 있습니까?' 등 기독교 문화가 꽃을 피웠던 1990년대의 '감(感)'을 회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였다.
 
'새로운 대중음악 CCM'의 저자로 1989년 CBS 기독교방송에서 '가스펠 아워'라는 CCM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했던 양동복교수(나사렛대)는 "처음에는 AM의 지글거리는 방송으로 주일 밤 12시 한 시간짜리로 '가스펠 아워'가 편성됐다. 1년 쯤 후 2백석 규모의 아트홀에서 공개감상회를 했는데 객석이 모자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방송국 관계자들이 다 놀랐었다"며 "젊은이들의 문화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를 보고 '가스펠 아워' 소식지를 만들어 문화계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다"고 그때를 회고했다(현재 가스펠 아워는 월~토요일 밤 10~12시 CBS 표준FM에서 방송되고 있다).
 
1985년 박종호 최인혁 등의 첫 음반 제작, 돈 모엔 초청 공연 등 지난 26년간 기독교 문화 기획자로 활동한 전용국목사는 1990년대를 '아날로그적 패턴'의 시기로 구분하고 "TV의 주도권은 기성세대에 있었고 교회로 가면 기타를 치거나 노래를 부르는 문화가 형성돼있었다. 중고등부 학생, 청년들은 노래, 춤, 연극 등을 준비해 발표하곤 했다"며 "가요만 해도 금지곡이 많았는데 크리스찬 음악은 정치 사회적인 제약 없이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를 지나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로 넘어오면서 1990년대와 2012년 현재는 모든 것이 달라져 있다. 그 당시 기독교 문화 전문 사역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먹고 사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는 등 쇠퇴의 길을 걷게 된 반면 대중문화는 한국을 넘어 세계로 쭉쭉 뻗어나가고 있다.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고 더 이상 교회가 아니어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넘쳐난다.
 
양 교수는 "크리스찬 음악의 본질은 널리 선포하고 메시지를 공유하는 것으로 일반 업계와는 다른 구조로 가야 한다. '공유하는 저작권'으로 변화할 때 미래가 있다"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길을 제시했다. 전 목사 역시 "자본력 등 세상의 전문적인 것을 가지고 부딪히면 우리는 무조건 깨진다. 콘텐츠로 싸울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상황"이라며 "오늘의 시대에 걸맞는 감각있는 문화사역자들을 길러낼 수 있는 '역전의 용사'들이 돌아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12년간 기독교 문화기자로 활동한 강석근부장(기독신문사)은 '문화기자로 산다는 것' 제하의 발제를 통해 창세기 1장 28절을 언급하며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것이 문화다. 우리 시대의 문화를 경작해야 할 책임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있다"고 당부했다.
 
교회와 사회의 간극이 벌어지면서 문화를 통한 소통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찬란한 문화를 꽃피울 '역전의 용사'들의 출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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