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할 고민 이 곳(사랑방)에서 부담없이 이야기해요"

"말 못할 고민 이 곳(사랑방)에서 부담없이 이야기해요"

[ 교계 ] <영크리스찬> 벧엘군인교회 운영 '사랑방'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2년 06월 19일(화) 13:39
 부대시설 한편에 공간 마련, 장병들의 다양한 고충 상담
 김목사, 교회에 거주하며 친구로 장병과 대화…연 1백명 대면

   

강원도 춘천의 제8613부대에 복무중인 김 이병. 가족이 생각나거나, 고된 신체적 훈련이 있는 날에는 '사랑방'을 찾는다. 벧엘군인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군선교교역자 김동열목사를 만나 마음속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다.
 
전우와 지휘관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랑방. 김 이병에겐 유일한 쉼터다. 또 계급사회에서 느끼는 압박감을 잠시나마 해소해주는 김 목사는 그의 멘토다.
 
군선교교역자가 병사들의 멘토역할 까지 자청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목사는 "국군 장병들의 고충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군복무기간에 발생하는 각종 정신적 스트레스는 장병들의 자살사고 및 정신질환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라고 밝혔다. 김 목사 "이런 문제들은 군선교사역에도 장애물이 된다"고 분석했다.
 
결국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예배당과 훈련장에서만 병사들을 만나서는 사역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고, 부대시설 한편에 마련한 사랑방을 통해 병사들의 생활 속으로 한 발짝 다가섰다.
 
군선교교역자 사역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장병들을 위한 진실 된 마음과 노력은 지휘관의 협조도 이끌어냈다.
 
대부분의 군선교교역자들은 주일과 수요일에만 사역을 펼칠 수밖에 없다. 열악한 상황 때문이다. 하지만 벧엘군인교회는 행정구역상 부대 밖으로 규정돼 있어서 예배당 옆에 숙소를 지었고, 김 목사는 군인교회에서 거주하는 민간인교역자가 됐다.
 
김 목사는 "영락교회의 후원을 받아 쓰러질 것 같은 예배당을 리모델링했고, 교회 옆에 조립식으로 작은 숙소도 마련했다"며 "군인교회에 거주할 수 있어서 병사들과 친밀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사랑방에서 생활밀착형 군선교사역도 펼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매주 2~3차례 이상 사랑방을 찾는다. 부대 PX(편의점), 식당, 숙소에서 병사들을 대면하고 사랑방에서 만나기로 약속도 한다.
 
"사랑방에 처음 들어선 병사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죠, 하지만 친구처럼 평안한 상태에서 다과도 나누고, 진실 된 이야기를 하다보면 편안하게 미소 짓는 병사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요"
 
사랑방 사역을 통해 부대 전체 인원이 김 목사를 만났다. 매주 2~3명. 1년 이면 1백명 이상의 병사들이 김 목사와 대면한다.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부대 복음화의 첫 걸음이다.
 
이를 위해 김 목사는 사랑방에서만큼은 목사직을 내려놓는다. 병사들에게 목사가 아닌 친구로 다가서기 위해서다.
 
"병사들과 친구가 되려고 노력했더니, 교회지 나오지 않아도 병사들의 표정, 행동만 보면 어떤 상태인지를 예측할 수 있겠더라고요. 참 감사한 일이죠, 그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저를 더욱 겸손하게 하셨습니다"
 
사랑방 효과로 병사들이 활기차 진 것 같다고 소개한 하덕호병장은 "신앙이 없고, 군생활에 불만만 가득하던 전우가 사랑방을 다녀오더니 언제부턴가 얼굴에 미소가 넘치고, 긍정적인 군인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결국, 전역하기전 친구(목사님)의 전도를 받고 예수님을 영접했다(웃음)"고 소개했다.
 
신앙이 없어 군인교회도 찾지 않는 병사들이 독립된 공간에서 친구를 만나고 그리스도의 자녀로 거듭나는 사랑방. 제8613부대, 벧일군인교회의 명지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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