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과 복음의 중요성

떡과 복음의 중요성

[ 논단 ] 주간논단

정정섭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5월 15일(화) 14:02

필자가 섬기고 있는 기아대책은 전 세계의 굶주린 이웃에게 '떡과 복음'을 전하는 기독 NGO이다. 그런데 간혹 기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단체를 향해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
 
"NGO이라면 개발사업만 해야지, 복음을 전하면 됩니까?"
 
기아대책이 지난 30여 년 넘게 국내외 사업장에서 사역을 한 결과 '떡과 복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둘 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몇 해 전 아프리카 케냐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기아대책은 케냐 난민촌의 근복적인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액대부제'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3백~5백달러 정도의 돈을 빌려주어 농업이나 상업, 가내수공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자는 프로젝트였다.
 
이에 대한 소문을 들었는지 하루는 다섯 자녀를 둔 어머니가 사무실을 찾아와 돈을 빌리고 싶어 했다. 그간 빵 행상을 하며 겨우겨우 굶주림을 면했는데, 이제는 조그맣게 빵가게를 시작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장사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그녀의 태도에 케냐 기아대책은 돈을 빌려주었다. 과연 그 아주머니는 돈을 빌린 지 3개월 만에 전 소득의 다섯 배에 해당하는 수입을 올렸고 기아대책에 빌린 돈도 갚았다.
 
그런데 문제는 가족의 생활 수준이었다. 분명 소득은 다섯 배가 늘어났는데, 아주머니의 다섯 자녀는 여전히 영양실조에 걸려 있었고, 넝마를 걸쳤으며 학교도 다니지 않고 있었다. 기아대책에서 알아보니 아주머니는 다섯 배나 늘어난 소득으로 가족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게 아니라 담배와 술과 도박을 하는 데 쓰고 있었다. 늘어난 소득과 아이들의 복지는 아무 관계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기아대책 직원들이 아주머니를 찾아가 복음을 전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 지역교회와 연결해 성경공부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주머니에게 차츰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가면서 다섯 자녀에게 영양실조 상태가 사라지고, 맨발에는 신발이 신겨졌으며 아이들 모두 학교에 다니게 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가면서 아주머니가 담배와 도박을 끊으면서 생긴 변화였다.
 
이 가정의 변화를 보면서 기아대책 직원들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의 사역은 세속적인 의미에서의 소득 증가로 끝나는 게 아니라 마음이 변화되고 태도가 변화되는 데까지 나아가게 할 때 완성되는 것임을.
 
존경하는 분들 중 하나인 김용기장로님과 김준곤목사님은 복음을 위해 순교를 각오한 삶을 사셨다. 복음이 아니면 인간의 깊은 곳에 자리한 탐욕과 사탄의 거짓 속임수에 속는 문제를 회개할 길이 없다. 그래서 김용기장로님과 김준곤목사님은 복음으로 세상을 섬길 것을 강조하셨다. 주를 위해 이 땅에서 한 알의 밀알이 될 것을 외치셨다. 즉 세상을 풍요롭게 하고 평화롭게 하는 일이 복음 전도자가 가야 할 길이라고 하셨다. 그것은 '복음과 떡'의 문제, '복음과 삶'의 문제를 하나로 보고 가라는 뜻일 것이다.

정정섭 / 기아대책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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