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당신은 도대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 내가 못살아 정말!"

8."당신은 도대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 내가 못살아 정말!"

[ 상담Q&A ] 상담Q&A

오제은교수
2012년 05월 07일(월) 11:19

   
Q :저는 40대 가장입니다.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만 해도 너무나 버겁고 지치는데,퇴근하고 집에만 들어가면 더 큰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바로 아내의 잔소리와 비난입니다. 아내는 늘 저에 대한 불평이 쌓여있고,전 이런 아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몰라 계속 신경질을내고 소리만 지르게 됩니다. 돈도 못 벌고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하나 없다고 하지만 그런 소리를 하는 아내도 살림,자녀 교육 등 뭐하나 똑 부러지게 하는 것 없어 보이는데 도대체 무슨 불평이 그리 많은지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이 마치 지옥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좀 편안히 쉬고 싶고,제발 그만 좀 싸우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걸 얻는 방법은 우는 것입니다. 한밤중에 소리를 빽빽지르며 울어 제치면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게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더 크게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아빠,엄마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결국 얻게 되면,"아이구 이제야 주는구나. 아이 좋아라. 이제 살았다. 이렇게 해야 되는 거구나"하고 어린 아이들은 이렇게 아빠와 엄마를 힘들게 하고 고통스럽게 만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빨리 얻게 된다는 걸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떼쓰고 울던 것이,이제 성인이 되서는 배우자에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상대방을 비판,비난하는 것으로 바뀌게 됩니다. 즉,아이들의 떼쓰고 우는 것이 성인 버전으로는 비난입니다.
 
그런데 어렸을 때는 잘 통했던 이 방법이 성인이 되서는 잘 안 통하는 게 문제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면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가 있다고 생각해 배우자에게 울고,소리 지르고,고함치고,비판하고,비난하고,지적하는 겁니다. "당신은 사람도 아니야.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차가워. 고집쟁이,돈밖에 모르는 사람,나한테 한번도 다정하게 대해준 적이 없어.","당신이란 사람은 도대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아이구,내가 못살아 정말…", "아이구,그래놓고 뭐 잠자리를 하자고? 어림도 없다. 이 인간아. 손 치워. 저리가." 배우자를 비난하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럽고,파괴적이고,역기능적이며 결국 모든 것을 다 엉망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요? 도저히 얻을 수 없었던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요? 부부관계에서 치유와 성장을 원한다면 먼저 배우자를 비난하는 것을 즉시 중단하십시오. 그리고 자신과 배우자의 어린 시절의 상처를 기억하십시오. 여기에 부부생활에 열쇠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쉽게 잊어버리고 부부관계의 위험에 빠집니다. 부부관계에서의 치유는 나의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채워지지 않은 욕구,즉 미해결된 과제를 나의 배우자가 들어주고 함께 그 과제를 해줄 때 치유가 일어납니다. 또한 부부관계에서의 성장은 나의 어린 시절 부모님의 양육방식에 의해 형성된 성격을 확장시켜서,마치 손을 뻗듯이 배우자의 채워지지 않은 필요와 욕구를 채워줄 때 나의 성장이 일어나게 됩니다. 나와 배우자는 다른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배우자가 원하는 것,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해주어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선물 하지 말고 당신의 배우자가 원하는 것을 선물 해주어야 합니다.
 
부부관계에서 당신이 배우자의 기쁨과 즐거움의 원천이 되어준다면 배우자는 밖에서 좀 힘들었다가도 당신을 만나면 안전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지 않게 되고 굳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당신과 싸우려들거나 위협하거나 도망치려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므로 배우자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싸우거나 배우자를 힘들거나 고통스럽게 하면 안됩니다. 만약 당신의 배우자가 당신 때문에 힘들어한다면 당신은 배우자의 적인 셈입니다. 반대로 만약 배우자를 기쁘게 한다면 당신은 배우자에게 안전을 주는 사람이고 그것이 부부가 함께 사는 진짜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부관계에서 모든 부정적인 것과 비판,비난,지적,싸우기,도망가기,숨기를 그만두고 서로의 즐거움의 원천,삶의 이유가 되기로 결심하시기 바랍니다.

오제은교수/ 목사ㆍ숭실대학교 상담심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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