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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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GO칼럼 ] NGO칼럼

김원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4월 23일(월) 09:49

1997년 IMF이후 노숙인들의 문제에 대하여 그동안 정부 관계기관과 시설종사자들, 종교단체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많은 수의 노숙인들이 가정과 직장으로 복귀, 일자리 취득을 하였으나 아직도 그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것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사회약자들의 어쩔수 없는 삶의 실패와 노숙인들의 자활의지 부족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이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왜냐하면 가난은 나라도 못 막는다고 했고, 또한 어느 독지가나 재벌이 혼자서 해결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걸인들과 사회 소외계층들은 예수님 시대에도 있었고, 때로는 예수님도 노숙인생활을 하셨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둘 곳도 없느니라(마 8:20)"고 하신 말씀이 그 증거다.
 
노숙자라고 해서 모두 비참한 사람들만은 아니다. 그들 중에는 정상생활을 하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들도 있다. 그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지바른 곳에서 햇빛을 쬐고 있던 걸인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내가 네가 무엇을 해주기를 원하는지 네 소원을 말해봐라"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당신이 내 앞에서 비켜주는 것이 오히려 나를 도와주는 것이오"라는 황당한 답변으로 당시 권력의 지존자라 할 수 있었던 알렉산더 대왕을 무색케 한 이야기가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노숙인들에게 적용하는 과잉보호나 별난 대우가 오히려 그들의 행복감을 저하시키고 갈수록 그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일일수도 있다는 것을 유념했으면 한다.
 
우리는 이제까지 노숙인은 무조건 나약하고 무기력하다고만 생각해왔다. 그러나 우리 해돋는마을 공동체에서 술을 끊어주고, 생활의 의지를 갖게 해주었더니 그들은 사회의 훌륭한 자원이 되는 모습을 보아 왔다.
 
이제 우리는 그들에 대한 이제까지의 편견을 버리고 그들도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들 나름대로 단순노동활동을 하면서 삶을 영유할 수 있는 집단 공동체인 노숙인 파라다이스를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대부분의 노숙자들은 알콜에 관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변하는 것 같으나 잠시 동안 뿐이므로 그들을 정상인으로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생각을 바꾸는 것이 옳은 것 같다. 오히려 우리가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만의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서울 근교에 넓은 부지를 확보하여 쾌적한 공간과 편리한 시설을 만들어 준 후 노숙인들이 그곳에서 자신들에게 적합한 단순노동과 직업을 갖게 하여 자신들이 번 돈으로 소비하고 생활을 할 수 있으며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신들만의 문화를 이루고 살아갈 수 있는 정착마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물론, 그들 중에는 무단이탈을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없기 때문에 며칠 후면 스스로의 발걸음을 노숙인공동체(파라다이스)로 옮기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제까지 10여 년 동안 노숙인들과의 공동체 경험을 통해서 확신할 수 있다. 이 일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남루한 옷차림으로 술 냄새와 악취를 풍기며 거리를 활보하는 노숙인들의 추한 모습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며 노숙인들은 노숙인들대로 그들의 파라다이스에서 만족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을 확신한다.
 
이것이 십 수 년간을 그들과 함께 한지붕 밑에서 한 솥밥을 먹으며 공동체 생활을 해온 필자의 소견이다. 여기에 뜻을 같이 하는 독지가가 있다면 함께 의논을 하고 싶다.

김원일목사/신생교회/(사)해돋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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