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正義)의 재발견

정의(正義)의 재발견

[ 논단 ]

김재복변호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4월 09일(월) 10:48

선거철이면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당선되면 이러 이러한 방법으로 '정의사회'를 이룩하겠다는 선거공약을 내걸곤 한다. 변호사는 자주 법정에서 판사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진실을 발견함으로써 '정의(正義)'를 세워달라고 변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도 성경말씀에 따라 '정의롭게' 살아가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면 도대체 '정의(正義)'란 무엇인가? 흔히들 정의(正義)는 옳은 것이고, 부정의(不正義)는 그릇된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그 옳고 그름의 기준이 무엇일까? 시중 서점에서는 하버대학교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라 있다. 그 책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 벤담, 칸트, 존스튜어트 밀 등의 철학자들의 정의에 관한 이론을 소개하면서 정치철학적으로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필자는 정의(正義)가 무엇일까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주 재미있는 발견을 하고 스스로 놀라게 되었다. 우리가 아는대로 한문(漢文)은 뜻글자이다. 그래서 한문에 담긴 뜻을 자세히 살펴보면 당시 중국 사람들이 생각했던 글자의 뜻을 헤아릴 수 있다. 먼저 '바를 정(正)'자의 한문 글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위 상(上)자와 아래 하(下)자의 결합으로 이뤄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도 상(上)자가 하(下)자의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상(上)자가 하(下)자를 떠받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단순히 상(上)이 하(下)를 떠받치는 것이 아니라 상(上)자의 오른 쪽 날개부분이 없어진 모양이다. 이것은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섬기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 사람을 섬기기 위하여는 자신을 버리고 희생하여야만 섬길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높다는 의미는 비단 권력이나 신분 뿐만 아니라 재물을 많이 가진 부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높은 지위나 권력, 재물을 가진 자가 힘없는 자나 가난한 자를 섬기되 자신을 희생하여 섬기는 것이 정의(正義)의 한 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정의(正義)의 다른 한 글자인 '옳을 의(義)'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더 한층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옳을 의(義)자는 양(羊)자와 아(我)자의 결합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양(羊)과 아(我)의 결합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은 어린 양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신 사건을 의미하는 것임을 신자들은 금방 간취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학창시절부터 수십 년간 법률공부를 하면서 수 백 번, 수 천 번도 더 정의(正義)라는 글자를 배우고 공부하였지만, 그것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내왔다. 죄 없으신 예수님이 스스로 어린 양이 되어 죄 많은 나를 살리기 위하여 대신 죽어 희생한 십자가 사건 그것이 바로 참다운 의(義)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정의(正義)란 무엇인가를 곰곰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정치철학자들이 정의(正義)를 합리적으로 정의(定意)하기 위하여 갖가지 이론을 내어 놓고 있지만, 정의(正義)는 먼데 있지 않고 우리 가까운 곳에 있음을 느낀다. 참다운 정의는 항상 나보다 부족한 사람, 가지지 못하고, 낮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사람들을 겸손하게 섬기고, 나 자신을 희생하고 그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정치 권력자들이 정의사회를 외치고 있지만 그들이 권력을 차지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갔을 때 정의(正義)의 참 뜻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근래 자본주의 4.0시대가 도래하였다고 한다. 특별히 경제적, 신체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나눔과 봉사가 강조되는 시기이다. 정의의 참 뜻을 깨달아야 할 사람들이 비단 정치권력자들 뿐이겠는가? 이 나라 각 분야의 지도자들, 특별히 크리스찬 지도자들이 정의의 참 뜻을 알고 이를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을 보내면서 정의(正義)의 참 뜻을 되새기고 반성하게 된다.

김재복변호사 / 법무법인 로고스ㆍCBS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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