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회공연차 방한한 하버드대 아카펠라 그룹 '언더 컨스트럭션'(Under construction)

순회공연차 방한한 하버드대 아카펠라 그룹 '언더 컨스트럭션'(Under construction)

[ 아름다운세상 ] "우리의 자랑은 오직 하나님 뿐"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4월 09일(월) 08:47
하버드 공부벌레들이 한국을 찾아왔다. 어떻게하면 하버드에 들어갈 수 있는지 비법이라도 알려주려 온 것일까? 아니다. "하나님을 자랑하기 위해서"다.
 
   
▲ 하버드대 유일의 크리스찬 아카펠라 그룹으로 매년 봄방학을 맞아 선교를 위한 순회공연에 나선다. 18명의 멤버들은 지난 3월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해, 바쁜 일정을 소화한 뒤 지난 3월 18일 다시 치열한 학업의 장으로 돌아갔다.

지난달 11∼18일 하버드 아카펠라그룹 언더 컨스트럭션(Under construction: 공사중인, 이하 UC)이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갔다. 팀의 두번째 공식적인 방한, 7년 만의 한국 나들이였다. 하버드 유일의 크리스찬 아카펠라 그룹으로 28년간 캠퍼스 안팎에서 하나님을 찬양해온 UC는 매년 봄방학을 맞이할 때면 일주일 간 선교를 겸한 순회공연 길에 올랐다. 뉴욕, 캘리포니아, 워싱턴D.C. 등 미국 내 공연을 중심으로 중국, 캐리비안해의 바베이도스 섬 등 해외로도 갔는데 올해는 두 곳을 놓고 고심하던 중 한국행을 택했다. 한반도 평화와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진 멤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기대감을 안고 한국을 찾아온 18명의 UC 멤버들은 7박 8일의 일정으로 온누리교회 탈북자교회 신촌성결교회 백마고지교회 분당순복음교회 등 다수의 교회와 군부대, 병원, 대학 등을 방문해 희망을 노래한 뒤, 18일 다시 치열한 학업의 장으로 돌아갔다.
 
'언더 컨스트럭션'이란 팀명은 빌립보서 1장 6절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는 말씀에서 지어졌다. 하버드라는 세계 최고 명문 대학의 학생들이 '우린 아직 공사중'이라 말하는 것은 어쩌면 지나친 겸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팀명 그대로 멤버들 모두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팝 찬송가 힙합 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속에 이들은 자신들이 만난 하나님을 높이면서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의 자랑은 하나님 뿐입니다."
 
   
▲ 지난 3월 13일 중국 대사관 앞을 찾아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하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를 드리는 단원들
지난달 14일 분당순복음교회에서 만난 UC의 리더 황지예 씨는 "세계 최우수 수준의 학문과 리더십의 성취를 추구하는 하버드에서 '우리는 완성품이 아니다'라는 말은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하나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공사를 시작하셨고 지금도 움직이고 계신다"면서 "우리는 결코 완성품이 아니다. 그림에서 화가의 붓 터치가 보이듯 조각상에서 조각가의 지문이 묻어나듯 우리 이야기 곳곳에서 하나님의 손길이 드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용인외고를 졸업하고 현재 하버드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UC 리더 외에도 교내 신문인 'The Crimson' 디자인 에디터, 캐벗(Cabot) 기숙사 학생회 홍보부장 등으로 활동한 황 씨는 "UC는 다른 동아리와 달리 나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음악이 아닌 오직 우리를 새롭게 변화시키시고 우리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을 위한 음악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인종으로 구성된 언더 컨스트럭션의 멤버 18명 중에 한국계 학생은 7명으로 다수이지만 한국어에 능통한 것은 황 씨를 포함한 3명 뿐이다. 이중에는 한국을 처음 찾은 학생들도 많다. UC는 지난달 12일 북한기도회가 열린 서울역 광장을 찾은 데 이어 13일 중국 대사관 앞을 찾아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이들 한 켠에서 손을 잡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를 드렸다. 15일에는 이주 노동자를 위한 안산 두손병원을 찾아 환우들과의 만남을 갖고 방송 출연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평소 잠을 줄여야 할만큼 시간에 쫓기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지만 모처럼만에 찾아온 방학을 '먹고 마시고 즐기는 관광' 대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한 것은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따뜻한 한국의 정(情)이 통했던 것일까. 도미니카에서 온 파멜라는 "매년 오면 안되겠냐"며 못내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세자녀 모두를 하버드, 보스턴대 등 전액 장학생으로 길러낸 황경애씨('백만불 장학생 엄마되기' 저자)는 "딸 아이를 포함해 젊은 학생들이 공부하기 힘든 가운데도 자신들의 시간과 재능, 물질을 헌신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뿌듯했다"며 "이번 공연을 보며 인종을 초월해 하나님의 사랑은 크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다인종의 학생들이 평화 사절단으로 한국을 방문한만큼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사랑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17일 출국을 하루 앞둔 저녁, UC 멤버들은 연세대를 찾아 마지막 공연을 가졌다. 두 대학 크리스찬 학생들간의 연합이 갖는 의미는 크다. 현재 안식년을 맞아 하버드 의과대학 교환교수로 가있는 전용관교수는 "지난 2005년 UC의 첫 방한시 연세대 언더우드 동상 앞에서 양 대학의 학생들이 서로의 캠퍼스를 위해 기도했던 일이 있다"며 "그때 하나님께서 신촌과 보스턴 모두 세계 복음화를 위해 귀하게 쓰시겠다는 마음을 주셨고 실제로 한국의 신촌과 미국의 신촌(New town)인 보스턴이 유사한 점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날 연세대에서 열린 마지막 콘서트에는 연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신촌 대학가의 영적인 부흥을 위해 기도해온 '신촌부흥연합' 학생들이 함께 했다. 한반도 평화 정착에 힘을 보태고자, 새터민과 이주노동자 등 소외계층에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고자 했던 이들의 바램은 얼마나 전해졌을까. 북한 탈북자 선교에 비전을 갖고 있다는 김광중 씨(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석사과정)는 "누구보다 다재다능한 친구들인데 하나님만을 자랑하려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하나님의 일을 이루는 데 이들의 발자취가 귀하게 사용될 것"이라며 "사도요한이 그랬던 것처럼 이들이 '광야의 외치는 소리' 같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탈북자들에게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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