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향기 날리며

예수 향기 날리며

[ 논단 ] 주간논단

민경자장로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3월 26일(월) 15:02

겨울의 추위가 아무리 매서워도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가 오면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요즈음처럼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아련하게 그립고 찾아가 보고 싶은 곳이 있다. 어느 해, 집 이사 일정이 맞지 않아 1년 반 가량 잠깐 살았던 아파트가 바로 그 곳인데, 그 아파트가 특별히 멋지고 좋았던 곳이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동안 살았던 아파트들보다 별로 좋지 않았던 아파트이다. 그러나 늘 그립고 찾아가보고 싶은 이유는 그곳에 잊을 수 없는 향기가 있기 때문이다.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어느 날, 외출했다가 집으로 들어가는데, 어디선가 너무나도 아주 진하고 좋은 향기가 났다. 그 향기는 인위적인 향기와는 달랐다. 대체 이 향기가 어디서 나는 걸까 주위를 둘러보며 향기의 근원을 살피다가 그 향기가 아파트 현관에 서 있는 한 그루의 라일락 나무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겨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나무, 별로 주목을 끌지 않았던 그 나무에서 얼마나 좋은 향기가 나든지 봄 동안에는 아파트를 드나들 때마다 행복하고 기분이 좋아 한참을 그 앞에 머무르곤 하였다. 바람이 조금 불던 어느 날 창문을 열었는데 7층까지 잔잔한 라일락 향기가 올라왔다. 작은 나무하나가 뿜어내는 향이 바람을 타고 아파트 7층까지 올라오다니 신기해서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바람에 실려 온 그 향기를 맡으며 기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당시에는 봄이 가는 것이 아까울 정도였다.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는 남편도 그 라일락 향기 덕분에 그 당시 행복했다며 지금도 종종 그 라일락 나무 이야기를 하곤 한다.
 
사람에게서도 여러 가지 냄새가 난다. 향수냄새, 샴푸냄새, 비누냄새가 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먹었던 음식냄새가 나기도 하고, 체취나 입냄새가 나기도 한다. 그 냄새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불쾌해지기도 한다.
 
어떤 때는 향기이지만 어떤 때는 그야말로 냄새다. 하지만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에는 그런 냄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냄새'라는 것이 있다. 그 사람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것을 '사람냄새'가 난다고 한다. 사람의 내면의 향기, 인간미가 만남을 통해 드러날 때, '사람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만나긴 하지만, 그다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반면, 어떤 사람은 가까이 갈수록 그 매력적인 사람냄새에 반하게 되어 자꾸 만나고 싶어지고, 멀리 있어도 어려움이 있으면 그 사람을 기억하여 찾아가서 마음속에 깊숙이 있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고 위로를 받거나 조언을 듣게 된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시고, 말씀을 가르치시고, 병든 자들을 고치셨다. 예수님께 가까이 가는 사람은 병을 치유 받고 말씀으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의 삶을 하나님의 나라에 헌신하게 되었고 복음으로 구원을 얻었다.
 
예수님은 사랑의 본체로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의 향기를 풍기셨다. 그래서 그 사랑의 향기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고 예수님을 따랐다. 내가 좋아하는 찬송가 89장에서는 예수님을 거대한 샤론평야에 가득 피어 있는 들꽃, 그 향기가 많은 질병을 치료한다고 전해지는 '샤론의 꽃'으로 칭하며 그 예수님의 향기를 나도 닮고 싶다는 내용의 찬송이 있다.
 
부패와 타락의 악취로 진동하고 있는 세상에서 생명의 역사를 일으킬 사랑의 향기를 뿜어내는 세상의 어떤 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이 꽃은 우리 마음에 피는 꽃, 하나님의 은혜로만 피는 꽃이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 마음에도 사랑의 꽃이 늘 가득하여 좋은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 향수나 화장품으로 내는 인위적인 외면의 향기가 아니라, 예수님처럼, 또 우리가 닮고픈 선배 그리스도인들처럼, 내면에서부터 온전한 사랑의 향기를 품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사랑 없어 탄식뿐인 세상, 아이들까지도 소리 질러 삶의 아픔을 호소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나라와 민족 그리고 사회문제에 하나님의 사랑으로 다가가 이 사회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예수님의 사랑의 향기가 되었음 좋겠다.
 
주님, 은혜와 사랑의 향기가 가득한 불멸의 꽃이신 예수님 향기 날리며 살게 하소서.

민경자장로(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장ㆍ장위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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