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가장 소중한 것'

'결혼에 가장 소중한 것'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젊은이를 위한 팡세 10

조정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3월 20일(화) 18:08
3월이다. 주말이면 결혼 주례의 자리에 선다. 곧 봄이어서 주례 부탁은 그칠 기미가 없다. 감사한 마음으로 청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신랑이나 신부의 믿지 않는 가족과 친지를 향한 애타는 마음 때문이다. "부모님이 아직 교회를 나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을 아신다고 하길래 부탁드립니다." 이때 안다는 것은 물론 서로간에 대면이나 대화를 통해서 안다는 말이 아니라, 전직 언론인 때 TV 뉴스를 통해 보았던 얼굴이 기억난다는 말이다. 어쨌건 하나님께서 험악했던 기자 시절의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쓰신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부모에게 주례 선생으로 목사를 추천해서 어렵사리 허락을 받고 온 신랑 신부에게는 나의 결혼 얘기를 들려줄 때가 있다. 또 아무래도 결혼의 결정이 성급해 보이거나 믿음의 분량이 서로 크게 달라 결혼의 목적에 대한 오해가 클 때에도 결혼에 대한 경험담을 슬며시 꺼내게 된다. 어느 커플이 결혼을 결정할 때 꿈에 부풀지 않을까. 그러나 어느 부부가 결혼이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다는 것을 깨닫지 않을까. 결혼의 명암을 들려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고, 결혼에 대한 전제와 출발이 위태로울 때는 분명한 말로 결혼을 막고 싶지만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소서!" 마음속으로 기도하면서 말을 시작한다.
 
"결혼이 아름다운 까닭은 하나님이 꿈꾸시는 공동체의 원형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이 땅에 주신 인간의 제도는 가정과 교회가 전부다. 사단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지 못하도록 진력하는 일은 그래서 가정과 교회를 깨는 일이다. 다행히도 사단의 전략은 이미 드러났고 그 전략은 변함없이 옛 전략을 답습하지만, 문제는 믿는 자들이 깨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와가 하나님의 음성보다 뱀의 유혹에 마음을 열었듯 오늘도 가정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사단은 세상의 관행과 기준을 들어 끝없이 유혹한다. 얼마나 많은 커플이 교회를 다니고 주님을 따르면서도 세상의 결혼 관행과 기준에 허물어지는지 모른다. 때문에 하나되어서 시작해도 쉽지 않은 결혼 생활인데 준비로부터 적지 않은 일들로 마음이 상하고 마음이 병든다.
 
마음 밭에 뿌려진 가라지로 마음이 혼란하고 결혼의 목적이 흐리다. 결혼은 결코 나를 성취하는 일도 아니고, 내 야망을 추구하는 방편도 아니다. 결혼은 부모를 중심으로 살았던 공동체를 부부 중심으로 분화하는 일이다. 결혼은 진정한 어른이 되는 출발이다. 결혼의 결정과 결혼 준비의 과정 전체는 어른이 되는 첫 걸음이다. 부모의 의견은 존중해야 하지만 결정은 본인들의 몫이다. 사실 부모의 도움은 할 수만 있다면 거절해야 한다. 그래야 출발이 순조롭다. 모든 것을 갖추고 시작할 수 없는 일이고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다 부족하고 아무 것도 없을지라도 말씀이면 족하다.
 
결혼은 나를 이루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을 드러내는 일이다. 하나님의 공동체는 하나님이 주인이시고 예수님이 머리시며 성령님이 인도하시는 말씀의 공동체다. 그래서 주례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미리 알려준다. 제발 그 말씀을 먹고 와서 흔들리지 않는 말씀의 반석 위에 새 가정을 세울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주례사는 축사나 인사말이 아니다. 진실로 하나님이 주시는 가정의 초석으로 결혼에 가장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목사를 주례자로 청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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