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어선 '30년 우정',히말라야에 '희망' 짓다

국경 넘어선 '30년 우정',히말라야에 '희망' 짓다

[ 아름다운세상 ] 제주노회 조수교회,인도 복음화의 기수될 '히말라야신학교'건축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2월 06일(월) 16:57
"나중에 목사가 되면 꼭 너희 나라에 가서 선교할게."
 
   
국경을 넘어선 우정이 수십년을 지나 아름다운 결실로 맺어지고 있다. 인도 서(西)벵골주에 있는 '실리구리(Shiliguri)' 지역에 건축 중인 히말라야신학교가 그것. 30년 가까이 우정을 이어온 주인공은 제주도 조수리에 사는 김정기목사(제주노회 조수교회)와 인도 시킴주의 사무엘 렙차목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28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서울 개봉교회 전도사로 시무하던 시절,추수감사절에 열린 해외 유학생 초청 만찬에서 김 목사는 사무엘목사를 처음 만났다. 한국인의 생김새를 빼닮은,이름도 생소한 지역에서 유학(아세아연합신학대)온 사무엘목사의 통역을 맡으며 자연스레 친구가 됐다.
 
2006년 4월. 조수교회는 주변의 휴농지를 빌려 구역별로 콩 씨앗을 뿌렸다. 오랜 친구의 초청으로 조수교회를 방문한 사무엘 렙차목사가 "25년동안 산골마다 열심히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7개 교회를 세웠는데 지도자가 없다"며 기도를 요청하자 교회가 앞장서 신학교 건축을 돕기로 한 것이다. 예루살렘대 명예박사이기도 한 사무엘목사는 시킴 지역 주족인 렙차족의 복음화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키맨(Key man)'이다. "사무엘이 해달라고 한적은 없어요. 성도들의 마음이 한 가지로 통한 것이지요." 김정기목사의 말이다.
 
콩 농사를 제안한 것은 김 목사였지만,1년간 농사를 짓는 동안 신이 난 것은 교인들이었다. 작은 씨앗이 한알의 밀알로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신학적 의미를 되새기며,현지 지도자를 키워내는 마음으로 땀흘려 일하는 즐거움이 노동의 피로를 잊게 했다. 콩 재배를 통한 수익금을 종자돈(Seed Money)으로 지난 2007년 1천5백평의 부지를 매입한 교회는 테너 최승원,연극인 박정자 등을 초청한 가운데 2년에 걸쳐 1,2회 조수비엔날레를 개최하며 히말라야신학교 건축의 꿈을 이어갔다. 조수비엔날레에 대한 지역의 관심은 뜨거웠다. 서울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정기목사를 비롯해 그에게서 그림을 배운 교인들의 작품이 전시됐고 수익금은 고스란히 학교 건축에 투입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세계가 찾는 제주,세계로 가는 제주'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공을 인정받아 제주시장으로부터 표창패도 받았다.
 
   
▲ 파리의 물랑루즈를 배경으로 그린 작품명 '세속과 교회'를 설명하던 김 목사가 토요문화교실 아이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콩을 재배하거나 문화예술행사를 통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은 김정기목사 부부의 예술에 대한 사랑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이면 김 목사는 베레모를 쓴 미술 선생님으로 부인 김선자씨는 바이올린 선생님이 된다. 토요문화교실의 장소는 사택,평소에도 교인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사랑방같은 곳이다. 사택을 개방한다니 불편하지는 않을까?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 목표인걸요." 부인 김선자씨가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많이 붙여주셨다"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달 22일 방문한 조수교회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멋드러진 외관을 뽐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김 목사가 직접 디자인해 설계를 맡겼다는 교회 곳곳에는 성도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전시돼 있었다. 주일예배 시간,사무엘 렙차목사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담임목사의 광고에 교인들은 진심을 다해 기도했다.
 
2010년 10월 15일. 인도 실리구리에서는 20여 명의 지역 유지들이 참여한 가운데 히말라야신학교의 기공예배가 열렸다. 2012년 2월 현재 1층까지 건축을 완료한 상태로 20명의 학생이라도 우선 선발할 계획 중에 있다. 말씀을 풀어줄 지도자를 기다리는 한 영혼,한 영혼을 위해서다. 우정을 나눈 두 사람의 꿈은 학교 건축에 그치지 않는다. 빈민가 아이들을 위한 영어교실,축구선교,의료선교(치과) 등…. 하나같이 밤새 이야기를 나눠도 지루하지 않을만큼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들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