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수도 없는 소금

버릴 수도 없는 소금

[ 논단 ] 주간논단

오정호장로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1월 30일(월) 16:40

성경에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5:13)"라고 우리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 모두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의 사명을 다하라는 주의 명령이시다. 세상에서 별로 귀하지도 비싸지도 아니한 것이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의 하는 역할만은 너무도 귀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금의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는 모든 음식의 맛을 내는 일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 소금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면 싱거워서 제대로 먹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둘째는 식품을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도 소금만 잘 뿌려놓으면 냉동보관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으며 신선한 농산물도 소금에 절임만 해놓으면 1년이고 2년이고 변질되지 아니하고 보존할 수 있다.
 
그러면 소금은 어떻게 음식의 맛을 내며 식품이 부패하지 않도록 방부제 역할을 하게 되는가? 정답은 자기 몸을 녹이는 희생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오늘도 이 땅 위에 소금 같은 성도들이 묵묵히 이 사명을 다하고 있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소금으로 사용할 수도 없으며 밖에 버릴 수도 없는 소금이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회사에서는 농산물 가공을 위한 원자재절임용으로 가을철에 수천 톤의 소금을 사용하고 있다. 워낙 많은 수량이라 모든 소금은 대형자루에 담겨져 있으며 소금 한 자루의 무게는 1톤씩 나가기에 운반이나 이동은 지게차나 중장비로만 가능하다. 많은 저장고에 농산물을 투입하면서 적정량의 소금을 뿌려야 되는데 중량이기에 중장비나 크레인으로 소금자루를 들어올리고 밑부분 작은 주머니 입구를 풀어주면 모래가 흘러나오듯 순식간에 자루안의 모든 소금이 쏟아져 나오게 되는 것이며 뿌려진 소금은 몇 시간이 안 되어 녹아버리게 된다.
 
가을철 절임작업이 모두 끝나고 보면 산처럼 쌓여있던 소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모두 다 농산물 속에서 녹아버려 소금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간혹 담당직원의 계산 착오로 사용하지 못하고 창고 안에 남아 있는 커다란 소금자루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그러면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소금은 사용하지 않고 2,3개월 지나면 돌처럼 굳어져버린다. 그 소금은 사용할 수도 없고 어디에 버릴 수도 없는 애물단지 소금이 되는 것이다. 중장비를 동원하지 아니하면 운반은 물론 깨뜨릴 수도 없고 녹일 수도 버릴 수도 땅에 묻어버릴 수도 없다.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소금자루를 보면서 '혹 나의 모습이 아닌가?' 돌아볼 때가 있다.
 
소금은 녹을 때 녹아줘야 한다. 녹을 시기를 놓쳐버리면 녹고 싶어도 제대로 녹을 수 없는 것이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소금의 사명을 다하는 수많은 한국교회 소금 같은 성도들을 바라보면서 새해를 맞아 다시 한 번 내 모습을 돌아본다. 녹아지는 소금이 되기를 다짐하고 결단하며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한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