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부족한 우리의 나눔

아직도 부족한 우리의 나눔

[ NGO칼럼 ] NGO칼럼

조현주사무총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1월 30일(월) 13:14

요즘 TV의 공익광고 중에 필자의 눈길을 끄는 공익광고가 있다. 이 광고를 보고 나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에 가슴 뿌듯한 자랑스러움이 차오른다. 몸담고 있는 분야가 개발 NGO(비정부기구)이기에 아무래도 광고방송 중에 가장 귀를 사로잡는 내레이션은 '반세기만에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의 성장을 칭찬하는 대목이다. 이 광고를 방송에서 접할 무렵인 작년 12월에 부산에서 개발원조총회로서는 최고위급이 모이는 세계원조총회가 열렸다. 대략 1백60개국에서 장관급 각료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참여하는 국가적인 행사였다. 총회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차치(且置)하고 대회를 개최하는 한국의 위상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내 DAC(개발원조위원회) 가입국으로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중간자적인 역할을 자임할 정도로 상당한 격상된 느낌이 있었다.

그럼에도 '원조를 주는 나라'라고 선전하기에는 아직은 부끄럽다. 공적원조(ODA)가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증액되었지만 아직도 DAC 회원국 권장 수준인 GNI 대비 0.7%에 한참 못 미치는 0.1%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DAC 회원국가 중에서 국내총소득 대비 공적원조 비율로 따지면 꼴지를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한국 교회 선교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지원과 후원 양상은 위의 원조분야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세기 초 중반을 거치면서 교회의 국내 개척과 성장의 시기에 받았던 엄청난 외국 교회를 통한 지원은 교회 성장과 발전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 한국 교회가 자체적인 역량으로 막대한 재원을 아시아,아프리카 등의 해외 선교지로 보내기 시작한지는 꽤 오래되었다. 선교를 받던 나라에서 선교를 하는 나라로의 변화는 최근 한국정부의 원조 분야에서의 지위변화보다 훨씬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2/3세계를 현장으로 하는 해외 선교지는 대개 빈곤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장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가난으로 인한 삶의 곤궁이 인생 개인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사회를 얼마나 비참하게 하는지를 선교 현장에서는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현지 교회의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아직도 인적 자원과 함께 재정적인 자원이 언제나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올해도 경기가 좋지 않다고들 한다. 빈곤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뉴스도 듣는다. 우리나라의 빈곤문제는 국제사회가 풀려고 하는 하루 경제생활 수준 1불이하의 절대빈곤의 문제이기 보다는 분배와 복지의 영역인 상대적인 빈곤이 주된 이슈일 것이다. 어찌하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느끼게 되면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기부와 지원은 가장 먼저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걱정이다.

국제사회 통계에 의하면 절대 빈곤인구는 적어도 14억 명 가량으로 보인다.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다섯 명 중에 한 명은 서울에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 값도 못하는 경제 활동 가운데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잔 값으로도 가난으로 억눌려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을 지대하게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의 세상에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커피 소비량은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경기 침체로 인해 살기가 힘들고 어렵다고 하지만 생존을 위한 필요가 절실한 사람들을 향해 나눌 수 있는 우리의 역량은 여전히 충분하다.

조현주/지구촌나눔운동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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