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썩여도 내 자식

속 썩여도 내 자식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강무순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2월 12일(월) 16:07

나의 목회 여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큰 복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좋은 믿음의 선진들과의 만남이라고 할 것이다. 예수님을 만나는 통로가 되어주신 아버지께 감사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지금도 알게 해 주시는 어머니를 혈육의 의미를 넘어 한 신앙인으로 존경한다. 어린 시절에 고향교회의 부흥사 목사님을 통해 복음의 열정을 경험케 하심을 감사하고, 교육문제로 도시에 나와 청소년기에 다녔던 교회의 목사님을 통해 장로교 전통을 배우게 되어 감사한다. 신학을 하고 교회를 섬기면서 만난 목사님들은 나의 목회의 멘토이기에 언제나 감사한다. 목회자가 지녀야 할 영성의 참모습을 보여주신 자기 관리 철저하신 목사님, 늘 겸손하게 배우며 목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신 목사님, 교회의 공동체성을 눈뜨게 해 주신 목사님, 목회의 폭을 넓혀주시고 행정을 철저하게 배우게 해 주신 목사님, 선교에 눈을 뜨게 하고 열방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신 목사님, 양치는 진정한 목자의 마음을 알게 해 주신 목사님, 이런 분들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을 생각할 때 귀한 만남들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그 귀한 분들의 가르침 가운데 늘 나의 마음 중심에 두는 목회적 교훈이 있다. 30대 초반 젊고 열정이 넘치던 부목사 시절 성격이 급하고 불의한 일을 보면 참지 못하고 흥분을 잘하던 내게 하나님은 귀한 목사님을 만나게 하셨다. 담임목사님의 목회사역를 힘들게 하던 성도들이 있었다. 목회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지 못해 목회를 지치게 하는 사람들, 인간적인 생각으로 사사건건 따지기를 좋아하는 계산하기에 바쁜 사람들, 왜곡된 정보로 목회자를 비판하는 사람들, 자기편이 돼주지 않는다고 인간적인 감정을 가지고 목회를 방해하는 사람들, 말도 안되는 소리로 목회자를 힘들게 하는 안하무인인 사람들, 인간적인 섭섭함 때문에 담임목사님의 목회사역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 이런 성도들을 볼 때 젊은 부교역자들이 함께 분노하며 참다못해 그 일에 개입하려 할 때마다 담임목사님은 젊은 부교역자들에게 "자식은 말 잘 듣는 착한 자식만 내 자식이 아니야! 속 썩이는 자식도 내 자식이야!"라고 하시며 그들을 품고 기도하며 평화롭게 묵묵히 목회하셨다.
 
담임목사가 되어 지금까지 목회를 하다 보니 이러한 상황은 특수 상황이 아니라 보편적인 상황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접하면서 때로 지치고, 때로 견딜 수 없을 때마다 "속 썩이는 자식도 내 자식이야"라는 말씀을 떠올리며 미움과 분노를 다스릴 수 있게 되었고, 또한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나를 낮추시고 다듬어 주시는 주님의 손길을 발견하면서 오히려 그들을 품고 기도하며 목회하게 되었다. 오늘도 그 귀한 믿음의 선진들의 가르침 덕분에 부모의 심정으로 평안하게 목회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한다. 때로 나도 하나님께 속 썩이는 자식이었음을 생각하며 주님의 마음으로 끝까지 모든 주의 양을 품고 평화롭게 목회하길 기도한다.

부모에게 걱정을 많이 끼친 자식을 품고 더 많이, 더 오래 기도하셨던 나의 어머니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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