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啐啄同時)의 은혜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은혜

[ 예화사전 ] 예화사전

박희종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11일(금) 17:25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계란 속에 있는 병아리가 미미한 자신의 온 힘으로 껍질을 깨뜨리는 것을 줄(?-부를 줄)이라 합니다. 한편 알에서 깨고 나오는 병아리가 기특하여 어미가 밖에서 쪼아주는 것을 탁(啄-쫄 탁)이라 합니다. '줄탁동시'라는 것은 병아리가 부화하기 위해서는 안과 밖에서 동시에 노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느 목사님 가정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저녁 5학년이던 아들이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어 주진 않아요"라며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아빠는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지 않을 리가 없다며 아들을 위로하며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아들은 반쯤 울먹거리며 하나님에 대한 불평을 쏟아 놓았습니다. 자기의 교실에서 힘이 센 두 학생이 툭하면 싸운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교실의 분위기는 엉망이 되고 선생님께선 회장인 저를 야단치신다는 것입니다. 아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기도 하고 진지하기도 했기에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들아! 하나님께 무엇이라고 기도했는데?" "친구 둘이 싸우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하나님께 기도하고 넌 무엇을 했니?"라고 다시 물었습니다. "기도했지요." 아빠는 웃으며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 이유를 찾았다며 설명했습니다.

"아들아, 어떤 농부가 씨를 뿌리지 않은 채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하나님, 금년에 농사 잘되게 해 주세요'하고 기도했단다. 그러면 무엇을 수확할 수 있을까? 아들아, 만일 농부가 씨를 뿌려 놓고 풀도 뽑아주지 않고, 거름도 주지 않고 '하나님, 농사 잘 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면 농사가 잘될까? 어부가 그물을 내리지도 않고 고기 많이 잡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고 해서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을까?" 그때 아들이 소리쳤다. "아빠, 이제 알겠어요. 하나님이 왜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는지."

예수님은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라 하시면서 염려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공중의 새처럼 길러주시고 들의 백합화처럼 자라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니까. 또한 하나님은 분명히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은혜입니다. 열매 맺는 계절, 하나님만 바라보고 언젠가 이루어주실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에서 이제 하나님의 역사를 믿고 주께서 주실 열매를 위해 한걸음씩 내딛기를 소망합니다.


박희종목사/대봉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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