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급(轍鮒之急)

철부지급(轍鮒之急)

[ 예화사전 ] 예화사전

박희종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04일(금) 17:22
장자는 전국시대 중국 송나라에 살던 인물로 시공을 뛰어넘어 존경을 받는 유명한 도학자입니다. 그러나 당시 장자의 생활은 매우 어려워 끼니를 잇기가 어려운 지경이었습니다. 생활고로 고민을 하던 장자는 너무 견디기가 어려워 하루는 지방 관리에게 찾아가 양식을 빌려달라고 부탁하게 됩니다.

장자의 부탁을 받은 관리는 장자의 초췌한 몰골을 보고선 딱 잡아 거절하고 싶었지만 냉정하게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이때 관리는 "지금은 빌려줄 돈이 없다. 며칠만 기다리면 세금이 들어오니 그때 많은 돈을 빌려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자신의 형편을 배려하지 않은 채 도움을 베풀려고 하는 관리에게 장자는 화를 내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내가 당신의 집으로 오는 길에 길 한복판에 수레바퀴 자국이 있었습니다. 뒤에서 누군가가 불러 뒤를 돌아보았더니 그 작은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에 붕어 한 마리가 빠져 있더군요. 붕어는 제게 자신이 죽을 지경이니 제발 몇 잔의 물을 떠다가 살려달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내가 며칠 있으면 남방의 오나라와 월나라 임금을 만나러 가는데 깨끗한 서장의 물을 한가득 가져와서 살려 줄 테니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붕어가 화를 내며 '지금 물 몇 방울이면 살 수 있는데 당신이 태평스럽게 볼일을 끝내고 물을 주겠다니 차라리 건어물 가게에서 제 사해(死骸)를 찾으시오'라는 말을 남기더군요."

장자는 이 말을 남기고 그 집을 나와 버렸습니다. 이것은 장자의 외물편(外物篇)에 있는 말입니다. 철부지급(轍鮒之急)이라는 매우 위급한 상황을 말하는 고사 성어입니다. 철부란 수레바퀴로 패인 곳에 고인 물속의 붕어를 뜻합니다. 사람이 다급하고 곤궁한 처지에 이른 경우를 두고 이런 말을 씁니다.

겨울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듯 날씨가 매우 싸늘해 졌습니다.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립니다. 삶의 질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지만 영혼의 공허함으로 신음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런 요청 앞에 많은 기독인들이 "나중에 하지요. 좀 더 제 형편이 나아지면 하지요"라고 말합니다. 지금 당장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변에 보임에도 불구하고 외면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죄인 되었을 때에 그때 자신의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주님이 가신 길을 따르는 사람들은 죽어가는 영혼을 보며 '내일'이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박희종목사 / 대봉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