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마에스트로,테렌스 번스

평창의 마에스트로,테렌스 번스

[ 예화사전 ]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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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7월 19일(화) 15:51
위대한 승리 뒤에는 항상 탁월한 지휘자가 있게 마련이다. 마침내 우리나라는 삼수 끝에 동계올림픽을 평창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승리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상호 작용하여 이루어진다.

이번 승리도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이라 명명된 평창 프레젠테이션이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 같은 평창 프레젠테이션을 진두지휘한 사람은 올림픽 전문 컨설턴트인 테렌스 번스라는 미국인이었다.

번스는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에서 두 번이나 평창을 눈물 흘리게 한 '적장'(敵將)이었다. 그야말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은 적장을 과감히 영입하였다. "우리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 법은 바로 과거의 가장 강력한 적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조양호 위원장의 역발상 용병술이었다.

번스는 IOC위원들의 감성에 호소하면서도 명분을 뚜렷이 세우는 홍보 전략을 사용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가 '안하무인'의 냉혹한 지휘자였다고 말한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프레젠테이션 연사들의 연설 내용과 손짓, 몸짓 하나하나까지 까다롭게 주문했다고 한다. 결국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 우리는 IOC위원들로부터 평창 프레젠테이션은 한 편의 잘 짜여진 드라마 같아서 매우 '탁월하다'(excellent)는 평가를 받았다.(조선일보 2011.7.8. 참조) 그리고 그것이 승리의 기틀이 되었다.

유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번스에 대하여 "그가 평창에 대하여 알고 있는 정보를 확인해보니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섬뜩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더니 그동안 우리는 질 수밖에 없었다. 적장의 영입이 이번 승리의 원동력이었음은 명약관화한 사실이었다.

'손자병법'에서 손자는 "전쟁은 국가의 중대사이며, 존망을 결정하니 잘 살펴야 한다"(存亡之道, 不可不察也)고 했다. 승리와 번성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법이 없다. 중요한 일을 중요하게 다룰 줄 알며, 기회가 있을 때 과감히, 그리고 정확하게 붙잡는 사람이 마침내 승리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있다. 세상을 대하는 한국교회의 자세는 어떠한가? 변하지 않는 '복음의 진리'를 쥐고 있으니 반드시 승리하고 부흥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지만, 번스처럼 그 누구보다도 평창을 더 잘 아는 이런 경지에 도달했는지 질문할 필요가 있다.

조인서 / 목사 ㆍ 지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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