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 캠퍼스로 돌아오라

교회여, 캠퍼스로 돌아오라

[ 논단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2월 23일(수) 11:34

한국교회 대학청년부의 쇠퇴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대학생이 많이 모이기로 소문난 소수의 대형교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중소교회에서 대학청년부가 소멸했거나 사라지고 있다.

최근 들어 교단의 노력으로 장년층은 좀 늘었는지 몰라도 대학청년층은 전혀 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학원선교단체의 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복음화율이 5%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중년이 되는 다음세대에 과연 한국교회의 운명은 어찌될까? 재정이 어려워 예배당을 팔고 그 건물이 술집으로 바뀌었다는 유럽과 미국의 사례를 남의 일만으로 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교단 총회가 올해의 주제를 '다음세대와 함께가는 교회'로 정한 것은 시의적절한 일로 생각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총회가 다음세대를 생각할 때 어린 아이들만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사실 요즘의 대학청년들을 복음화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지난 수십 년 간 대학 캠퍼스에서 각종 노하우를 터득했다는 대학생 선교전문가인 학원선교단체 간사들마저도 캠퍼스 선교에 대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새신자 전도는커녕 선교단체의 기존 멤버들 유지도 힘겨워하고 있다. 여전히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대형교회들은 문제의식이 없고, 대부분의 중소형교회들은 대학청년 선교를 포기한 듯하다.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투자해도 성과가 별로 없는데다가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일조차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변해도 너무 많이, 너무 급격히 변한 세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다들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교회는 대학 캠퍼스를 선교의 '황금어장'이라 표현했다. 사실 대학 캠퍼스에는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언제 어디를 가든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대학 캠퍼스에서 전도하는 복음전도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학원선교단체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지역교회에서 파송되는 전도자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대신에 신천지, 여호와증인, 통일교, 그리고 증산교 전도자들의 숫자가 점점 늘고 있다. 이제 대학 캠퍼스는 이단과 사이비종교 단체들의 황금어장으로 변하고 있다.

물속에 물고기가 많다고 해서 다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대학캠퍼스가 아무리 황금어장이라 해도 젊은이들을 쉽게 낚을 수는 없다. 무엇보다 먼저, 대학생들의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대학생들 눈에 비친 한국교회는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데다가 사회의식이나 역사의식이 모자란 집단이다. 최근 교회 안에서 불거져 나오는 온갖 비상식적이고 비윤리적인 사건들은 이런 부정적 시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한편, 대학생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이 너무 급격히 변해서 기성세대가 그들과 소통하는 일이 점점 힘들어진 점도 한 원인이다. 예전엔 길 가는 대학생 아무에게나 전도지를 나눠주면 잘 받아갔고, 아무나 붙잡고 전도를 해도 기꺼이 시간을 내주었다. 지금 그랬다간 면전에서 면박 당하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다음세대와 함께 가려 한다면 상대적으로 대하기도 쉽고 성과도 금방 기대할 수 있는 어린이들보다는 우선적으로 대학생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려면 학원선교단체에게 맡겨두거나 아예 포기해버린 캠퍼스 대학생 선교에 다시 지역교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그것도 오랜 인내와 지속적인 투자를 각오하면서 말이다. 대학생 선교는 너무나 어렵고 힘든 과제여서 학원선교단체는 물론 지역교회 전체가 함께하는 강력한 협력체제를 구축할 때라야 비로소 조금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조 용 훈 교수
한남대 기독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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