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침묵하는가?

왜 침묵하는가?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2월 23일(수) 11:28

2008년 12월, 전국신학대학협의회(KAATS)에서 신학대학 총장님들이 3박 4일간 일본의 기독교 성지인 나가사키를 관광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엔도 슈사꾸(遠藤周作)의 문학 박물관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그의 인생과 작품세계를 면밀히 살펴보게 되었다.

엔도 슈사쿠의 대표작인 '침묵'은 일본의 기독교 박해를 다룬 작품으로 일본 내에서 65쇄를 기록할 만큼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은 제목이 보여 주듯이 "하나님은 왜 침묵하시는가?"에 대한 인간의 깊은 고뇌를 나타낸 작품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했던 1600년대를 배경으로, 기독교를 박해하고 선교사들을 추방하는 과정에서 페레이라 신부가 배교했다는 소식을 들은 세 사람의 선교사가 스승의 배교 소식을 믿을 수 없어 확인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항하는 일기에서 시작한다.

그들은 오직 하나님에 대한 변치 않는 신앙 때문에 바다 속으로 내던져져 가라앉는 농민들을 보게 된다. 일본의 고문 가운데 가장 무서운 고문 중의 하나가 '구멍 매달기'고문인데 이 고문을 당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견디지 못하고 배교를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일본 관리는 신부의 배교를 강요하면서 신부가 보는 가운데 신도들을 무자비하게 죽이는데 이것을 보며 선교사는 자문한다. "과연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어째서 이렇게 침묵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바다는 여전히 잠잠하고 새는 그 위를 자유롭게 날며 하늘은 맑고 하나님은 계속 침묵을 지킬 뿐이다. 왜 하나님은 침묵하시는가?

우리는 삶의 여러 가지 상황에서 하나님의 침묵을 경험할 때가 있다. "왜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가?" "왜 하나님은 나의 억울한 처지를 해결해 주시지 않는가?" "왜 하나님은 오늘도 악한 사람들의 횡포를 보고도 침묵 하시는가?”"왜 의인이 고통을 당하고 악인이 잘되는 것을 하나님은 보고만 계시는가?" 이러한 질문은 끝이 없을 것이다.

하박국1:2에도 하나님의 침묵에 대하여 항변하는 내용을 볼 수 있다. "여호와여 내가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니 어느 때까지리이까"라고 말하며 13절에서는 "주께서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을 차마 보지 못하시며 패역을 차마 보지 못하시거늘 어찌하여 거짓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자들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시나이까"라고 외치고 있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사람들은 기도하면서도 단념하고, 기도하면서도 의심하며, 하나님의 침묵을 인내하지 못하고 체념하는 것이다.

침묵하시는 하나님,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신앙의 연단을 위한 하나님의 수단임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은 침묵을 통해서 인간의 모든 상처를 치료하시며 생의 모든 문제의 해답을 주신다. 하나님이 약하고 무능해서 침묵하시는 것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 하나님의 의를 이루시고 우리를 든든히 붙잡아 주심을 확신해야 할 것이다.  

진희성총장/영남신학대학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