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집에 심겨진 감람나무

하나님 집에 심겨진 감람나무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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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2월 11일(금) 09:45

옛말에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란 말을 생각해본다.

태생이 어디든 주변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고,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느냐에 따라 신변이 달라지는 것을 생각나게 한다. 큰 그늘 아래서는 작은 나무가 덕을 보지 못해도 큰 사람과 함께하면 덕을 볼 수 있다는 말은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하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말로 줄을 잘 서야 출세한다는 말일 것이다.

한 충청도 바닷가 촌구석에서 있었다면 쓸모없는 나무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정원수로 볼품 없었겠지만, 서울 근교로 옮겨진 나무가 되어 신앙의 틀 안에서 다듬어지고 훌륭한 믿음과 덕망이 갖추어진 선배들 틈에 끼여 듣고 배우고 실천하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사람 노릇하는 것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이다.

시편 52편 8절 말씀처럼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가 되어 하나님의 사랑으로 많은 이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이 늘 송구스럽기만하다.

만약 길가에 서 있는 무화과 나무였다면, 주님이 오시어 열매를 요구했을 때 열매가 없어 마가복음 11장 12~14절 말씀처럼 '이제부터는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먹지 못하리라'는 저주의 말로 하룻밤 사이에 뿌리까지 말라 죽는 거치는 나무가 되어 버리지는 않았을까 ….

"주님, 지금은 열매 맺을 때가 아닙니다.", "길가에 서 있어 거름도 못 받고 가꾸는 사람도 없습니다." 항변도 할 것이나 아무 소용 없었을 것이다. 주님의 뜻은 다른데 있기 때문이겠지 생각하며 서 있어야 할 자리가 중요한 것이다.

"이에 비유로 말씀하시되 한 사람이 포도원에 무화과나무를 심은 것이 있더니 와서 그 열매를 구하였으나 얻지 못한지라 포도원지기에게 이르되 내가 삼 년을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구하되 얻지 못하니 찍어버리라 어찌 땅만 버리게 하겠느냐 대답하여 이르되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 이 후에 만일 열매가 열면 좋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찍어버리소서 하였다 하시니라"(누가복음 13장 6~9절)는 말씀은 포도원 농장 안에 심겨진 무화과나무 이야기이다.

열매를 맺어야 할 때 맺지도 않고 수년간 농부의 수고로 보살핌을 받은 나무가 주인이 와서 열매를 요구할 때 열매가 없어 찍어버리라고 하는 엄한 명령에도 한해만 참아달라는 농부의 간곡한 애원 속에 살아남는 무화과 나무는 행복할 것이다.

숱한 삶의 역경 속에서도 한해만 한해만 살아온 70평생 세월 속에 이제야 그 열매가 열리는 것은 아닐까? 재난, 재해, 어려운 이웃을 섬기며 삶에 지친 이들의 손을 잡고 살아온 지 어언 23년, 여러 과정을 거쳐 전국 3천4백81개 봉사회 조직과 8만여 명의 적십자 봉사원의 수장으로 한민족의 어둠에 등불이 되어 타버려야 할 것이다.

전국 64개 노회 2만6천여 명의 훌륭하신 장로님들의 회장 자리는 개인으로는 명예롭고 영광된 자리이나 장로님들 앞에 서면 나 자신이 작아지니 분명 하나님은 미천한 다윗을 선택하여 쓰셨듯이 나도 조용히 무릎 꿇어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의 세밀한 음성을 기다린다.

김일랑 장로
전국장로회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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