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의 초점:세우는 일(設立使役)

은사의 초점:세우는 일(設立使役)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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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1월 26일(수) 15:42

며칠 전 한 월간지에서 읽은 글 가운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어떤 아주머니는 매일 기도할 때마다 한 할아버지를 떠올린다고 한다. 산길에서 저혈당으로 주저 앉았을 때 그 할아버지 호주머니에서 나온 사탕 몇 개로 살아났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혹시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사탕을 늘 가지고 다니신다. 아주머니는 할아버지가 생명의 은인이라며 날마다 건강과 행복을 위해 기도해 주신다는 것이다. 소박하면서 따듯한 이야기이다. 서로가 쓰러진 자를 세워주고 붙들어 주며 사는 것이  정감있는 삶의 모습이다. 그리고 선한 사람을 격려하고 존경하여 더욱 힘있게 세워주는 것이 더 좋은 사회와 국가를 이루는 삶의 자세이다.

필자는 어린 다섯 살 때 아버지 목사님(고 유병관목사)의 등에 업혀 도림교회에 가서 성장하여 목사가 되었다. 당회는 개구장이란 소리를 듣던 사람을 아버지의 후임자로 세워 주었다. 담임목사가 된 후 첫 번 제직회였다.

가장 연세가 많은 장로님(고 김춘태 장로)이 앞에 나와서 하신 말씀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담임목사가 되신 유목사님은 연세가 제 넷째 아들과 같아요. 그러나 영적으로는 나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말씀을 먹여 주시는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목사님을 섬기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목사님을 섬기기를 원하면 하나님 앞에서 아멘하십시다." 제직들은 한 목소리로 "아멘"하고 화답하였다.

필자는 이런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목회하였다. 또한 그 때의 감격을 종종 떠올리며 장로님들과 교우들을 섬기게 되었다. 교회 밖에서 교계의 인사들과 대화할 때 장로님들을 비난하기보다는 칭찬하고 감사하는 말을 하였다.

장로님들이 밖에서 그런 저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 결과 필자가 부족한 점이 많았음에도 장로님들은 목회에 매우 협조적이었고 필자로 하여금 총회를 섬기도록 하는데까지 크게 도와 주었다. 이런 상부상조하고 상호존경하는 당회의 분위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교회는 건실히 부흥하였고 많은 교회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목사든 장로든 결점 없는 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결점보다는 장점을 들어 서로 존경하고 칭찬하고, 약점은 기도로 보충해 주면 당회가 든든히 서고 그로 말미암아 교회도 안정과 화목을 이루며 든든히 서가게 된다.

하나님께서 목사 장로 집사 권사의 직분을 주신 이유가 무엇인가? 흔히 말하는 대로 교회의 직분은 감투도 명예도 아니다. 교회의 직분은 각 사람에게 합당하게 주신 성령의 은사로서 그리스도의 몸 즉 교회를 세우기 위한 봉사의 직분이다(엡4:11-12). 요즘 많은 교회가 흔들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기까지 한다. 이유가 무엇인가? 신성한 직분을 오용하여 남을 공격하는 무기로 혹은 기득권의 방패로 잘못 사용하고 더 나아가서 직분을 악용하여 성도를 실족케 하기 때문이다. 직분자가 봉사의 정신을 체질화하여 교회를 받들 때 그 직분은 성도를 온전케 하는데 일조하고 교회를 든든히 세우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교회는 구원의 방주요 믿음의 어머니요 은혜의 산실이요 역사의 파수꾼이다. 이것이 우리 직분자의 신앙고백이요 영적 자부심이다. 이런 교회를 든든히 세워 나가는 것 이상으로 값지고 보람된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필자가 은퇴하여 원로목사가 된지 만 3년이 지나고 있다. 후임 담임목사와 원로목사의 관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 관계는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교회에 까지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필자는 처음에 어떻게 처신해야 할가 보다 후임목사가 어떻게 하는가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하루는 평소 존경하는 원로목사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유목사, 후임목사가 든든히 서야 원로목사에게 유익해요. 그렇지 않고 후임자가 흔들리면 원로목사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어요" 이 때부터 후임목사를 위해서 더욱 기도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짐이 되지 않고 덕이 되는 원로목사가 될 수 있을가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며 처신하게 되었다.

이런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다.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훌륭한 후임자를 세워 주셨다. 교회가 모든 면에 새롭게 보완되고 알차고 힘있게 부흥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안정되고 장수목회가 이루어져 원로목사가 많아지고 있다. 서로서로 세워주는 원로목사와 후임목사와의 올바른 관계는 교회를 든든히 세워가는 축복이 될 것이다.

하나님은 상한 갈대를 치유하여 기둥으로 세워 주신다. 무릇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교회 지도자는 자격이 없지만 이미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로 세움을 받은 자들이다. 그 은혜를 기억하고 먼저 작은자와 소외된 자를 붙들어 주고 세워주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교회처럼 대중들에게 버림을 당하는 교회가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지도자 모세를 흔드는 세력을 막아 주시고 민족의 해방자로 민족의 영도자로 든든히 세워주셨다. 요즘 우리 사회는, 좀 심하게 말해서 어른도 선배도  지도자도 영웅도 없다.  협력하고 존경하며 세워주는 긍정적 도량은 없어지고 헐뜯고 비난하고 심지어 악담하고 쓰러뜨리는 부정적 풍토가 만연하고 있다.

인터넷의 악풀이 번성하고 그로 말미암아 쓰러지고 희생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어느 지도자도 완전한 사람은 없다. 결점이 있어도 긍정적인 면에서 장점이 크고 사회와 국가발전에 기여한 업적이 뛰어나면 그런 인물을 살려야 한다. 그래야 후손들과 후배들이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와 영웅도 생기고 역사의 빛나는 전통도 형성된다. 교회는 작은자도 세우고 큰자도 세우는 양면을 갖추어야 국가까지 든든히 세우는 역사적인 사명을 감당하게 될것이다. 

유의웅목사

증경총회장, 도림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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