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광반조(回光返照)

회광반조(回光返照)

[ 예화사전 ] < 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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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2일(수) 15:48

교계에서 이름을 말하면 다 아실만한 목사님께서 병상에서 고통을 받고 계신다는 말을 들었다. 아니 그토록 건강하시던 분이 어떻게 갑자기 병으로 쓰러지셔서 아무도 몰라보고 그저 간병사 손에 모든 것을 맡길 정도가 되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 목사님께서는 은퇴하신지 이제 겨우 7년 정도인데, 다른 친구 분들은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하시는데 하는 생각을 하니까 더욱 마음이 아팠다.

우리나라 영계의 대부라고 여기는 인물 중에는 작고하신 이세중선생, 이현필선생, 그리고 일전에 작고하신 김준호선생 같은 분들이 계시며, 지금도 이현필 선생의 뒤를 이어 개신교 수도원 운동을 활발하게 이끌어 가시는 엄두섭목사, 그리고 엄 목사의 뒤를 이어 백남철목사, 윤공부목사 같은 훌륭한 분들이 계시는 것은 우리 교계로서는 아주 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가을에 백남철목사와 함께 광주 무등산 자락에서 일생 수도하신 김준호 선생의 수도원을 찾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선생을 뵙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더욱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방문하게 되었는데, 기력이 다 쇠하셨지만 눈빛 하나는 모세의 눈이 흐리지 않듯이 깨끗하셨다. 결혼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일생을 어려운 자들과 함께 살아오신, 철저히 주님 앞에 헌신하신 선생님의 고고한 모습이 밝게 비쳐 나오는 것 같았다. 마지막 뵙게 되는 자리라고 생각되어 한 말씀을 부탁드렸더니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김목사님, 믿음도 회광반조입니다." 마음에 큰 못이 박히듯 잊어지지 않는 한 마디 말씀이었다.

저녁 노을이 붉게 보이는 것은 태양 빛을 받아서 그렇게 되는 것이지 구름 스스로 붉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건강도, 물질도, 능력도, 믿음도 하나님이 주셔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이기에 지니고 있을 때에 하나님을 위해 써야 한다는 뜻이었다. 마치 내가 믿음이 좋은 것으로 우쭐거리지 말고, 그 믿음조차도 은혜로 주신 것들이기에 더 겸손해져야 하지 않을까. 내가 지니고 있을 때 주님을 위해서 헌신해야 후회 없는 삶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 본다.

김재남 / 목사 ㆍ아름다운동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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