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어렵고도 쉬운 사회복지의 과제

후원, 어렵고도 쉬운 사회복지의 과제

[ NGO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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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5일(수) 10:07

정신천장로
한국장로교복지재단 사무국장

해마다 12월이 되면 거리에는 구세군 자선냄비를 비롯해 나눔을 희망하는 활동이 다른 달에 비해 활발해짐을 느낀다. 특히 연말연시가 되면 사회복지기관이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후원유치 활동을 더욱 활기차게 전개하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연말연시 구호 후원활동 대부분의 요지는 생활이 어렵고 힘겨운 이웃에게 차가운 계절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사랑을 나누자는 것이다. 교회도 구세주 아기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과 연말에 즈음하여 구제를 위한 나눔의 손길이 늘어난다. 이러한 모습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자칫 세상을 향해 마음까지 차갑게 얼어버릴 수 있는 쓸쓸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다소나마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함께하자는 너무도 소중한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굳이 아쉬운 것이 있다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나눔 희망 활동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나지만 후원금을 모으지만 그 후원이 일회성이라는 것이다. 시각을 바꿔 성탄절과 연말 구호를 위한 후원유치 활동의 속을 들여다보면 사회복지기관의 어려운 과제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후원자를 발굴하고 후원을 유지하는 일이다. 매년 같은 시기에 비슷한 활동이 반복되는 것은 후원이 그 때 뿐 계속 이어지지 못하고 일회적으로 끝났음을 알 수 있게 한다. 후원자의 후원을 계속 유도하는 것이 어렵기에 사회복지사업에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유수의 사회복지기관들도 후원자를 발굴하고 유지하기 위한 갖은 노력의 많은 정성을 기울인다.
 
교회가 사회복지시설 운영을 준비할 때 후원자 확보를 쉽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곤 한다. 대부분 해당 교회의 교우들이 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의 후원자가 되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기대와 의지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후원자가 후원을 지속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있음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기관들은 후원을 지속시키기 위해 후원에 대한 나눔의 보람과 의미, 그것에 대한 자긍심을 유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이러한 노력의 이유는 사회복지사업이 후원자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제공해주는 후원금으로 추진된다는 예산의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다. 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에 교회의 재정에서 예산을 편성하여 필요금액을 지원하면 결국 교우의 헌금인 교회재정에서 지원하는 것이니 교우가 후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교우가 시설에 자신의 것을 나눠주었다는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교회가 당연히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이 호평 받는 좋은 시설이 되기 위해서는 교회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교우들이 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에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랑과 나눔의 후원을 지속할 수 있도록 후원유지에 대한 계획적 접근이 시설을 준비하는 초기단계에서 반드시 점검 되어야 한다. 교회가 운영하는 시설이라 할지라도 교우가 후원을 지속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교회가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한다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스스로 담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만일 일반 사회복지시설의 후원과 봉사의 손길 유치보다도 미흡한 성과를 보인다면 이는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사회는 교회가 행하는 일에 대해 맹목적 비난과 비판에서부터 주도면밀한 트집 잡기의 부정적인 평가까지 적지 않은 논란의 중심에 놓이곤 한다. 이러한 때에 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이 부정적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사회복지시설운영에 후원자 유치와 지속후원 유도가 결코 쉽지 않음을 인식하여 교회가 사회복지시설 운영에 접근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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