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존경받는 지도자를 꿈꾸며

[기자수첩] 존경받는 지도자를 꿈꾸며

[ 기자수첩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12월 14일(화) 14:37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는 속담이 있다. 핑계대기 좋아하는 인간의 속성을 잘 표현한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적당한 핑계거리를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감독회장 선거 문제로 긴 시간 진통을 겪어온 감리교가 "중립적 인사를 찾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에 의해 사회법에 능통한 법조인을 직무대행자로 받아들이게 된 것. 한 교단을 대표하는 자리에 내부 인사가 아닌 타교단의 평신도가 서게 되자 신진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감리교 치욕의 날"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비기독교인이 아닌 타교단 인사라는 점, 지난 2006년 감리교 장로회전국연합회 분쟁시 문제를 원활히 해결한 경력이 있다는 점은 다행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 1백20여 년동안 분열되지 않고 하나의 교단으로 유지해온 전통을 자랑했던 감리교로서는 이번 일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비단 특정 교단만의 일은 아닌 것 같다.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구를 자청하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서도 최근 지리한 자격 논란 시비에 이어 사회 법정의 결정을 기다리는 방안을 최종 선택했다. 상황이 이쯤되니 이번 기회에 교회내 갈등을 사회법정에서 해결하려는 문화 자체를 근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를 보며 오늘 교회의 모습은 얼마나 다른지 자문해본다. 지도자라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책임을 지는 것이 지도자의 자리이기에 지도자가 되기에 앞서 이 사실을 깊이 인지해야 한다. 물론 이제와서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묻는 일은 무의미할 것 같다. 존경받는 지도자의 모습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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