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강이 흐르는 땅

생명의 강이 흐르는 땅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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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8월 26일(목) 10:16
구본홍 / CTS 기독교TV 사장

물은 생명이다. 동물이나 식물처럼 모양도 없고 무색무취한 액체일 뿐이고, 자라고 시들고 죽어가는 생명체의 순환도 없다. 그럼에도 물은 생명인 것이다. 스스로 생명이면서 다른 생명체를 살리는 것이 물이다. 살아있음을 증거하는 것은 움직임이다. 몸체가 움직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것이지만 내면의 움직임도 살아있음을 증거한다. 생각, 느낌, 감정 등이 그 내면의 움직임이다. 물이 그러하다.

생각이 있어서 감정을 표현하는 내적 움직임으로 생명임을 스스로 증거하는 것이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에서 에모토 마사루는 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이를 증명했다. 유리병에 물을 넣고 '사랑과 감사'라는 글을 써서, 물에게 보여주면 아름다운 육각형 결정을 보여주고, '죽여버릴 거야'라고 써서 보여주면 물은 흉측한 얼굴을 보여주었다.

사람의 몸도 물이다. 죽을 때까지 평균 우리 몸의 70%가 물이다. 우리 몸에다 대고 욕을 하거나 사랑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우리 몸속의 물은 외치는 그대로 반응할 것이다. 나쁜 말만 들은 몸이 건강하기를 바라긴 어려울 것이다.

하나님은 천지창조로 이 땅을 지으시고 물을 주셨다. 이 땅 지구를 생명체로 볼 때 지구도 80%가 물이다. 그래서 생명의 물인 강과 바다를 예뻐하고 사랑하면 지구는 아름다운 모습을 하게 된다. 반대로 지구의 물들을 함부로 대하면 지구는 재앙을 입는다. 물이 분노한 것이다. 물의 분노는 하나님의 怒(노)라 할 것이다. 성경 속의 물은 하나님 자신인 까닭이다. 에덴으로부터 네 강의 근원을 이루시고(창 2:10), 나일 강 가를 두루 파서 마실 물을 구해 주시고(출 7:24), 호렙산의 반석을 쳐서 백성이 마실 물(므리바의 물)이 나오게 하셨으며(출 17:6),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샘물(요 4:13~14) '생명수'를 주셨다. 우리가 생명수를 마시는 것은 곧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 자체를 마시는 것이다(고전 12:13).

우리의 문명도 강을 따라 이뤄졌다. 문명의 발상지가 이른바 4대강 나일, 유프라데스-티그리스강, 갠지스강(에덴 동산의 첫번째 강인 비손강이라는 주장도 있다), 황하강이다. 물을 잘 다루어 문명의 근원이 되게 한 것이다. 문명을 이룸은 생명인 물과 아름다운 소통이 이뤄졌음을 뜻한다. 고대 사회에서는 강과 잘 소통하면 융성했고, 강을 다스리다 실패하면 국운이 쇠하였다.

대한민국도 강줄기가 많다. 산이 많은 천혜의 지리적 여건 속에서 강줄기까지 많은 것은 참으로 하나님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세계 문명의 발상이 4대강 유역이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 4대강을 중심으로 나라가 서고 또 합치고 그 강을 중심으로 경제 기적이 일어났다. 그 강들을 잘 다스린 통치자는 많은 업적을 남겼고 강에 관심 갖지 않고 정치에만 몰두한 통치자는 빈 그릇만 남겼다.

그런데 지금 이 대한민국 문명의 발상지 4대강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일반사회의 논란에 이어 종교계 내에서도 '4대강 살리기'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국교회 내에서도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천주교와 불교, 원불교 등 타종단과 함께 '4대강 사업 즉각 중단'을 외치는 반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4대강 사업 적극지지'를 발표했다. 왜 이런 것조차 하나가 될 수 없는지 알 수가 없다. 이 두 가지의 갈래 속에 하나님께선 어떤 기도에 응답하실 것인가. 왜 기독교는 일치하여 하나의 대안을 만드는 지혜와 명철을 간구하지 않고 '강죽이기, 살리기'만 외치는 것일까.

나라가 집계한 통계에는 기독교 인구가 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종파가 갈라지고 교단은 또 갈라지고 있다. 영산강과 낙동강은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도지사들이 나서서 강을 살려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나라는 왜 한꺼번에 해치우려는 대역사만 고집하는지도 알 수 없다. 영산강부터 순차로 하면 되지 않은가. 8.15대성회의 불길이 뜨거웠다. 현장에서의 감동은 가슴과 눈시울을 적셨다. 거기서 외친 '일치'를 우리 교계가 이루어서 하나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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