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심는 곳 '애란원'

사랑을 심는 곳 '애란원'

[ NGO칼럼 ] 엔지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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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29일(목) 09:49
권지현 / 애란세움터 과장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애란원은 미혼에 임신하였으나 태중의 아기를 하나님이 주신 생명으로 여기고, 출산하기로 결정한 미혼엄마들이 출산, 산후조리, 상담, 양육 지원, 자립 지원 등의 도움을 받기 위하여 입소하여 생활하는 미혼모자시설이다. 1960년 장로교 선교사 반애란(Eleanor C. Van Lierop)에 의해 설립된 이곳은 이름 그대로 '사랑을 심는 곳'이다.

최근에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하여 미혼모에 대한 지원과 인식이 조금은 나아졌지만, 1999년 필자가 애란원에 입사해 처음 들었던 이야기는 "사회적인 편견이 얼마나 심했었는지 미혼엄마가 진통을 해서 가도 분만을 받아주지 않는 병원도 많았다", "애란원 같은 곳 때문에 미혼모가 많이 생긴다" 등이었다.

복지의 불모지와 같은 느낌이 들은 것도 잠깐,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는 앞으로 애란원에서의 보내게 될 미래에 기대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지금까지 여러 어려움이 많았으나 애란원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지금까지 가장 선한 것으로 채워주셨고, 앞으로 하루하루 하나님의 은혜와 기적을 맛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이곳에서 하나님께서 미혼엄마들과 그 자녀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의 뜻 안에서 그분이 귀히 여기시고 사랑하시는 미혼모자들을 위하여 길을 열어주심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 애란원 설립 5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또 '애란원 50년사'를 읽으면서, 지난 시간 하나님께서 이 작고 연약한 애란원을 들어 미혼엄마들과 그 자녀들을 위해 이 땅을 변화시키고계심을 목도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지면을 빌어 제가 애란원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기적들을 잠시 나누고 싶다.

먼저 어떠한 이유로 임신하였든간에 많은 것을 포기해야하고, 상상하지도 못할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을 알면서도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애란원을 찾아오는 것도 기적이다. 크리스찬마저도 미혼모가 될 바에는 낙태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기도 하고, 앞으로 겪게 될 고통이 지난 날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 무심히 말하고 비난하는 이 사회 속에서 생명을 지키겠다고 결정하고 새생명의 탄생을 볼 수 있는 것도 기적이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약할 때 만나주시는 하나님을 고백하며 "주님을 만났기에 이곳에 있는 것도 복"이라 말하는 미혼엄마들의 고백이 필자에게는 가장 놀라운 기적으로 다가왔다. 그렇기에 애란원에서 이루어지는 세례식은 일반 교회에서보다 더한 감격과 감사가 있다.

이같이 미혼의 임신으로 인해 한 인간으로서 가장 낮고 어려운 곳에 처했을 때 그 위기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애란원의 역할이다.

앞으로도 한국교회 성도들이 애란원이 미혼엄마와 그 자녀들을 위한 축복의 통로로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크리스찬들이 미혼엄마와 그 자녀들을 향해 비난과 정죄, 무관심이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들이 회복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삶을 나눠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마음으로 비난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함께해주는 사랑이 어떤 지원보다도 절실하다는 것도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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