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세리머니

기도 세리머니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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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22일(목) 09:51
구본홍 / CTS 기독교TV 사장

축구경기 중 골 세리머니로 '기도'를 하지 말라고 해서 논란이 일었다. 불교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지난 3월10일 대한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에서 "사전 교육을 통해 골 세리머니에 종교적 행위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기독교계가 술렁거렸다. 누구의 요청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남아공월드컵에서 선수들에게 기도 세리머니 자제를 요청했다고 보도됐다. 발언이 알려지자 파라과이 복음주의사제협회는 "기도를 제한하는 것은 종교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란 무엇인가. 종교(신앙)의 자유는 그 내용상 내면적인 신앙의 자유와 외면적인 종교적 행위의 자유로 구분된다.

신앙의 자유는 사람이 어떤 종교든지 믿고 싶은 것을 믿고, 믿고 싶지 않은 것을 믿지 않는 자유이다. 종교적 행위의 자유는 신앙을 여러가지 형태로 외적으로 표현하는 자유를 의미한다. 그런 뜻을 가진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려면 사람의 양심에 따라 공개적 또는 사적으로 행사될 수 있어야 한다. 더욱이 종교의 자유는 신앙을 가진 개개인의 자유에 그치지 않고 종교단체의 집단적 자유까지도 포함한다.

헌법의 기본권 혜택(헌법 20조)을 같이 누리는 타종교가 특정종교의 자유를 옥죄는 주장을 서슴없이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종교적 행위를 못하게 막아달라고 한다는 것은 헌법적 기본권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종교의 자유는 종교인 모두가 서로를 인정하고 어떤 종교인가를 떠나 종교라는 큰 세계 속에서 상호역할을 할 때 신장되고 심화된다고 본다. 그리고 그러한 종교적 행위는 불신자들에게도 기도자의 성공과 감사하는 근원이 무엇인가를 생각케 하고 감동으로 동화하게 하는 동기를 준다.

김연아선수가 동계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코발트블루 의상을 입고 등장했을 때 전세계가 숨을 죽였다. 마침내 연기가 시작되었다. 물 흐르듯 하늘을 나는 듯, 깊은 심연을 유유히 헤엄치듯 그리고 놀라운 스피드와 경이로운 높이와 거리의 강력한 점프로 김연아는 세계의 시선을 잡았다. 불과 4분여 초였지만 마치 깊은 심연처럼 적막하고 숨막혔던 참으로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연기가 끝나는 순간 김연아는 전에 없이 울컥 솟구치는 울음을 터트리며 가슴을 손으로 쳤다. 그 어린 나이에 국민들의 기대치가 얼마나 부담이 됐으면, 얼마나 이 연기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으면 그렇게 북받치는 설움이 터져 나왔을까? 그러나 그녀는 해냈다. 그 정신력, 강심장은 어디서 나온 힘이었을까? 김연아는 스케이트장으로 들어오면서 가슴에 성호를 그었다. 그녀는 엄청난 압박감을 성호를 통한 마음의 기도로 극복했고 기도의 힘으로 완벽연기를 해낸 것이다.

다른 경기도 마찬가지고 축구도 마찬가지다. 경기 전의 기도는 임마누엘 하나님의 임재를 간구하는 것이고, 승리 후 또는 골을 성공시킨 후의 기도는 응답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스포츠 선수들의 힘의 원동력이 기도에 있다고 한다면 오히려 더욱 장려할 일이 아닌가. 월드컵 축구의 목적은 많은 골을 넣어 승리하는 것이다. 골을 못 넣었을 때도 탓하지 않고 계속 격려해야 할텐데 골을 넣은 선수의 기도를 나무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축구 선수의 '기도 세리머니'를 막는 것은 개인의 신앙과 (이를 표현하는) 용기까지 통제하려는 것"이라며 "축구 선수는 불교에서 종교편향의 타깃으로 삼는 공직자도 아닐 뿐 아니라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라고 전했다.

축구경기에서 선수들은 다양한 골 세리머니를 한다. 성호를 긋기도 하고  빙 둘러 스크럼을 짜고 기도하는 팀도 있다. 그런 세리머니는 정숙하고 간결하다. 그러나 웃옷을 벗고 알몸으로 달리고, 골을 넣은 선수 위를 수십 명이 올라타서 난리법석을 떨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용인돼도 좋은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떻든 기도 세리머니가 논란이 되고있는만큼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이 기회에 마태복음 7장 12절을 함께 묵상해 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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