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이들이 모이는 곳

부족한 이들이 모이는 곳

[ 예화사전 ] < 28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7월 21일(수) 09:32

루마니아 공산 정권 시절 14년 동안 지하 감옥살이를 하시며, '하나님의 지하운동'이란 책을 쓴 유명한 범브란트 목사님이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일행들과 함께 어느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옆자리에 외국인이 앉은 것을 보고 범브란트 목사님이 인사를 겸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예, 나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지(Christ Church)에 살고 있는데, 지금은 부산에 에스컬레이터 기사로 와 있습니다."

"오호, 크라이스트 처치에 사신다구요? 그럼 교인이십니까?" 그러자 이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천주교 가정에서 태어났고, 아내는 영국 성공회 교인으로 태어났지만, 우리는 교회에 나가지 않습니다." 이에 목사님이 "왜요?"하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교회에는 위선자들이 꽉 찼기 때문입니다. 전 그런 사람들이 싫습니다."

그러자 범브란트 목사님이 이렇게 말했답니다. "그래요? 나는 교회에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좋던데…. 나도 위선자 중 한 사람인데, 교회에 좋은 사람들만 있으면 내가 불편해서 어디 좋겠습니까? 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아서 교회에 가면 마음이 편하고 좋습디다."

어떻습니까? 우리 교회는 왜 이리 맘이 편하고 좋습니까? 완벽한 사람들, 완전한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서 일까요? 아닙니다. 나 같이 부족한 이들이 많아서 맘이 편합니다. 저만 그런가요?

우린 모두 거의 같습니다. 교회만 오면 이러쿵저러쿵하는 이들이 있는데, 사실 거반 다 똑 같습니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완벽한 성자도 없고, 세상의 속물도 없습니다. 우리 모두 부족한 이들, 그러면서도 주님의 사랑과 말씀으로 앞으로 나아가려고 꿈틀대는 그렇고 그런 사람들입니다. 옆 사람에게 인사합시다. "지난 주일 그 모습 그대로 뵐 수 있어 감사합니다."

교회는 완벽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어떤 젊은이가 교회를 떠나겠다고 합니다. 이유가 뭐냐고 하니까 '완벽한 교회'를 찾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목사님이 그랬답니다. "좋군요. 그런데 부디 그런 완벽한 교회를 찾거들랑, 형제는 그 교회 교인이 되지 마십시오. 그 순간, 그 교회는 무너집니다."

달란트 비유에 보면 다섯달란트, 두달란트, 한달란트 받은 이가 나옵니다. 우리는 대부분 다섯달란트와 한달란트 받은 이에게 주목합니다. 다섯을 받아 열을 남긴 사람, 그리고 하나를 받아 하나 그대로 들고 간 이, 그래서 축복과 저주로 양분합니다. 그런데 놓치지 말아야 할 두달란트 받은 이가 있습니다. 그는 왜 두달란트를 받았을까요? 능력대로 주셨다고 했으니 하나 받은 이는 아예 능력이 별 볼일 없는 이이고, 다섯을 받은 이는 능력이 많은 이입니다. 그럼 둘을 받은 이는 어떤 사람입니까?

평범한 이입니다. 재주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착한 사람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별 볼일 없는 이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이, 이들이 모이는 곳이 교회입니다. 완벽주의에 빠져 형제와 자매를 정죄하는 죄를 범하지 말고, 서로 격려하며 축복하는 공동체를 이룹시다.

양의섭 / 목사 ㆍ왕십리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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